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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탬버린/김유담/창비

이쁜 비올라 2021. 9. 1. 02:14

며칠전 김유담 작가님과의 북토크에 참여하고
밤을 새워 이틀만에 이 책을 완독했다. 
 
창비의 계간지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유담 작가님의 단편소설 '安'을 읽고
소설에 대해 궁금한 부분도 있고  질문하고 싶은 부분도 있어서 북토크 신청을 했다.

1시간 30여분 동안  ZOOM으로 진행된 북토크에 참여하면서  질문하고 답변을 듣고나니

김유담 작가님의 다른 소설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安 에서는 큰 어머님의 죽음을 통해 화자의 눈에 비친 가족들과의 관계가 묘사되고 있다.
소설의 많은 부분이 주위의 흔한 일상과 겹쳐지며 공감도 되었지만
화자가 남편 '공'과 이혼을 하고 홀로서기로 마무리 되는 결론 부분은 
황당한 생각이 들어 북토크에서 작가님께 많은 질문을 던졌다. 
 
소설 탬버린을 읽으면서 김유담 작가님의 소설에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이 든다. 
 
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지방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정 출신의 여성 화자들이 자주 등장한다. 
 
'핀 캐리' 에서는
가족들의 생의 무게를 모두 짊어지고 있던 오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로인해 자신에게 연쇄된 삶과 직면하면서
화자는 독립적인 세계로의 탈출을 희망한다.
그러나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에 젖어있는 어머니.
오랜 방황을 끝내고 병든 몸으로 돌아온 아버지
여전히 화자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에 대해 작가는 우리 모두를 고민하게 만든다. 
 
8편의 단편 중  '영국산 찻잔이 있는 집'은 글을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남성 화자에 의해 전개되는 소설인데 
주인공 '한'은 '피티'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와 연애를 하다 6개월전에 헤어졌다.
어느날 '피티'의 언니 '소냐'로 부터 피티의 실종 전화를 받고 피티의 집으로 간다.
소냐와 함께 고향을 떠나온 피티는 한을 떠났고,
학교 폭력으로 삶을 포기한채 살아가는 자신이 짊어질 무게인 언니 '소냐'까지 떠난 것일까?
소설의 결말에도 피티의 실종에 대한 단서는 없다.
그러나,
평소 피티가 네 자매와 함게 피크닉을 떠나고 싶어하며
소중히 보관했던 찻잔 세트에서
피티는 자신의 찻잔 하나만을 들고 사라졌다. 
 
김유담의 소설에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소설 속에 나오는 아버지에 대한 이미지다.
김유담 소설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존재다. 
 
북토크에서도 어떤 독자가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혹시 작가님 본인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냐고....... 
경상도에서 자란 작가님은 경상도 남자 특유의 
사고방식에 대해 약간은 불만이 있는 듯도 했다. 
 
최선을 다해도 반복하여 느끼게 되는 박탈감과
소외감에 지쳐
타인의 마음은 물론 스스로의 마음까지도
보듬을 여력이 없는 소설 속의 화자들을 보며
독자들은 함께 고민한다. 
 
현실속의 삶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서
나의 이야기일수도
내 친구의 이야기일수도 있는
글체들에 중독이 되어가면서 말이다.......
 
삶의 무게에 비하면 소설의 질량은 너무도 가볍다는
김유담 작가님의 글귀가
오래도록 남는 밤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쩜
자신을 쓴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다."
라는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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