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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 추천: 리틀 아이즈/사만타 슈웨블린/라틴문학

이쁜 비올라 2023. 2. 27. 21:45

리틀 아이즈~ 

 


 
가까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을 보고 기억하고 감시하는 펫과 같은 사물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이 이야기는 각기 다른 동물 모습을 한 반려 로봇 '켄투키'가 사용자들의 삶 깊숙이 파고들어 일상을 함께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서 켄투키는 익명의 타인과 연결하고 접속해주는 매개적 존재다. 
 
놀라운 것은 이 켄투키를 소유한 사용자와 켄투키가 되는 사람은 다른 존재라는 것이다. 켄투키 소유자는 상점에서 켄투키라는 인형 펫을 구매하고 켄투키가 되는 사람은 인형 대신 연결 암호 카드를 구입해서 자신의 컴퓨터나 태블릿에 설치한다. 
 

 

 


그리고 인터넷 서버를 통해 전 세계에 분산 되어 있는 소유자와 켄투키가 된 자는 자동으로 연결된다. 그들의 관계는 서버에 의해 자동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상대를 서로 선택할 권리는 없다. 
 
쉽게 생각하면 두 종류의 삶을 향유함과 동시에 삶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가져오는 엄청난 사건들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파괴해 버린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세상이 온다면 나의 선택은 어떤 쪽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개인정보 보호, 사생활 침해 같은 개념들이 여러가지 사회 문제로 이슈가 되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이러한 사안의 심각성을 돌이켜보게 하는 내용의 책이다. 

 


 
여기서 켄투키는 '소유'를 넘어서 '익명'의 상태로 경계를 가로질러 '타자'가 되려는 유토피아적 세상을 꿈꾸고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예술가 스벤은 동거녀였던 알리나의 모든 사생활을 켄투키로 감시하고 그 내용을 설치 미술의 영상으로 담아내며 공개적인 전시회를 개최하며 한 여자의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즉, 저자는 알리나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시선을 '비예술가'라는 개념으로 규정한다.
알리나는 남자친구인 스벤에 의해 예술을 비웃을 수 있는 주체로서 반예술가의 입장이 된다. 
 
한편으론 켄투키를 통해 납치범에게 납치되었던 10대 소녀를 구출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켄투키를 통해 현실은 부정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 
켄투키 인형은 토끼, 용, 까마귀, 두더지, 용 등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인형의 눈에는 카메라가 장착이 되어 있다.
여러 개의 눈으로 전세계를 한눈에 내다보는 유리창처럼 소유자들의 사생활을 감시하는 켄투키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관음증 환자도 있고, 아이들을 상대로 도착적 행위(소아성애증)를 하거나 납치를 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켄투키 소유자들은 켄투키를 학대하거나 파괴하고 전원이 꺼지지 않은 채로 생매장을 하기도 한다. 
 
소설에서 켄투키는 실재하는 사실 만큼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며 만질 수도 있는 무엇임과 동시에 부재하는 것의 실재다. 
 
전 세계 유행을 타면서 남녀노소가 켄투키를 펫처럼 동반하며 살고 있다.
여성의 몸을 보여주는 소유자를 켄투키의 눈으로 보는 존재는 어린 아이다. 
 
소유자와 켄투키가 된 자는 서로를 모른 채 펫과 주인으로 살면서
외로움을 타는 소유자는 인형의 눈을 통해 자신의 전화 번호와 집 주소를 가르쳐 주면서 알 수 없는 인형 눈 너머의 사람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켄투키에 중독되면서 사람들은 실제로는 결코 소유할 수 없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게 만든다.
이야기의 끝에서 켄투키와 인간은 서로를 부정하고 파괴함으로써 상품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에 이른다.
상품은 신화의 영역에서 깨어나 사물 본연의 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자기 부정을 통해 부재하는 것이 존재하게 되는 이 과정은 독자들에게는 순간적인 충격을 가져다 준다. 
 
만약? 혹시? 이런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상상이 독자의 마음을 괴롭히기까지 한다.  
 
시대의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형식과 문체를 만들어낸다. 

 



이 책 '리틀 아이즈'는 가상 세계의 첨단으로 미래의 소설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상상력을 발휘한 저자의 소재에 독자는 존경을 표하고 이야기를 통해 사전에 도래하지 않은 미래 세계를 거부하는 독자의 입장이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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