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한 편 속에는 여러가지 사고가 있다. 나는 그냥 그 시를 읽는 그 순간의 내 감정을 존중한다. 애써 시의 골짜기를 타고 오르며 그 오묘한 속내를 들여다 보고 싶지 않은 까닭은 '시' 라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의 소박한 마음을 다치고 싶지 않다는 변명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시가 모여 집을 이룬 이곳에서 시간은 반드시 순행하지 않고 기억은 조각나고, 언어는 일그러지거나 해체되어 재조립되기 일쑤다." 최현우씨의 논평이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은 한 편의 '시'는 시인이 그려내는 개별적인 우주고 그 언어들은 시인이 정해둔 하나의 질서를 따라 빛과 어둠으로 교차되거나 혼합되어 독자들에게 각각의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완성된다. "마침내 세계라고 적힌 통을 들었다 유난히 반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