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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알로하,나의 엄마들/소설/여성소설/도서추천

이쁜 비올라 2020. 3. 26. 05:21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 책은 책 제목에서 소설의 모든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창비에서 오프라인으로 책을 선보이기 전에 300권 한정 가재본을 독자들에게 선물하는 기회를 주셨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처음에는 어떤 내용일까?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

이 정도로 접근한 책이었는데!!

정말 책을 잡고 이틀만에 완독해 버렸다.

같은 여자로서 책을 읽는 중간중간 몇 번 눈시울이 붉어졌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여성들의 이야기?

그렇게 결론짓기에는 단순하지만은 않은 우리 역사와 관계되는 이야기다.

이 책을 다 읽고는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이런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다 하는 !!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한 소녀가 기억하는 세 엄마들의 이야기다.

물론 마지막 뒷 부분의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

이 책을 통해 '사진결혼'이란 생소한 우리나라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

농촌 총각 결혼 프로젝트?

아무튼 우리나라도 현재 베트남이나 빈민국 동남아 여자들과

한국 남자들의 결혼 성행으로 다문화 시대를 열고 있다.

이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먹고 살기 위해 일제시대

하와이 사탕수수밭으로 일하러 간 한국인 남자와 얼굴도 보지 않고 사진만 주고 받고

머나먼 하와이로 시집간 한국인 여자들의 이야기다.


먹고 살기 위해 타국으로 떠난 초기 하와이 이민자들 중에는

미혼의 젊은 남성 노동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결혼문제가 심각하였다.

하와이의 한인 노동자들은 이동률이 높아 농장주들도 한인 노동자들을 안착시키기 위해

미혼 남성들의 결혼을 추진하였지만,

독신의 한인 남성들이 하와이 현지에서 타국인과 결혼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고국에서 이른바 ‘사진신부’를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사진신부'는 경상도라는 특정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하와이 한인사회에 지역적 성격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1910년 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확인되는 사진신부로 온 여성들은

하와이가 지상의 낙원이라는 중매쟁이의 달콤한 말에 속아서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신랑이 신부를 불러들이기 위해 나이를 속이거나, 사진을 젊게 조작하였고

그렇게 온 신분들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갈수도 없는 처지에 그곳에서의

삶을 개척한다.




이 책속의 세 주인공 버들, 홍주 송화도 그러한 사진 신부였다.

그들은 환상을 품고 하와이로 건너오지만, 하와이에 발을 딪는 그 순간

눈 앞에 펼쳐진 현실에 절망하게 된다.

불꽃같은 생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 나가는 그녀들의 삶에

같은 여자로서 몇 번이나 눈물이 흘러내린다.

여자의 일생!!

여자의 인권이란 꿈도 꾸지 못하는 그 척박한 곳에서

그녀들은 그녀 나름대로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버들은 가난한 친정을 돕고 공부하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낯선 땅 낯선 신랑에게로 왔다.

그렇지만 그녀 앞에 펼쳐진 삶은 어떠하였는가?



홍주는 양반 가문을 중시하는 아버지 덕분에

양반 가문의 아픈 신랑에게 시집 갔다가 1년만에 과부가 되어

친정으로 돌아왔다.


송화는 동네 누구에게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무당의 딸 이었다.




희망의 땅 하와이 !

그곳에서 새롭게 펼쳐지는 그녀들의 삶은 그녀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무엇이 사랑을 낳고 무엇이 인간을 기르는가 !

낯선 땅에 뿌리내려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진 신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아픈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를 !!

조선에서 서로 다른 신분으로 하와이는 떠난 동갑내기 세 명의 여자 버들, 홍주, 송화 !!

낯선 땅에서 힘들지만 서로 우정으로 삶을 이어가는 그녀들의 삶의 방식에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하며 책 읽기를 마친다.


불꽃같은 생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온 그녀들에게 응원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