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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사일구

이쁜 비올라 2020. 4. 16. 21:24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보다도 오래된 '민주화운동'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쉽게 기획한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시리즈 !!!

창비에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 4권이 출판되어

민주화 운동의 산 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윤태호 만화가님께서 자랑스러운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든 순간 '사일구(4 ∙ 19)'를

1936년생 주인공 김현용 이란 인물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세상에 태어나 의미도 모르는 채  해방과 전쟁을 경험한 주인공 현용은

15세의 어린나이에 소년병으로 징집되어 전쟁에서 총탄을 피해야 했던 순간 이후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나 자유, 민주주의와 같은 대의가 아니라

당장의 생존 이었다.


1960년 3 ∙15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학생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드높던 현실 속에서도 그에게는 오직 학업과 생계, 그리고

어머니의 말씀대로 '내 몫만 살면된다'는 생각으로 현실을 애써 외면한다.


우리의 역사에서 4 ∙ 19는 학생과 시민들이 부정선거와 독재에 반대하여

일으킨 민주 혁명이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의 선거유세에 학생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일요일에 등교를 시키자 고등학생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대전과 마산 등지로 시위가 확산되던 중 실종 되었던 마산상고 #김주열 군이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 15 마산시위 당시 경찰이 발사한 최류탄에 오른쪽 눈에서 뒤통수까지

관통당한 모습으로 마산 앞 바다 위에 떠오른 김주열군의 시신!!!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4월 18일 시위 후 귀가하던 고려대생들이 정치깡패에게 습격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시위즌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4월19일 수천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부정선거 무효와 이승만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만화로 보는 민주화 운동 시리즈 '사일구'는 우리 사회가 지금의 민주주의를 이루어내기까지

거쳐온 길을 역사적 의미와 만화적 재미를 고루 담아서 흥미롭게 조명하고 있다.


'사일구'는 주인공 현용이 죽음을 맞이하고 사후 자신의 삶을 독백으로 그려내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현용'은 사일구 민주주의 혁명 투쟁의 주체자가 아니다.

그는 혁명의 현장에 있었지만 투쟁의 주체가 될 수 없었던  또 다른 부류의 한 사람이었다.


4 ∙ 19 투쟁의 현장에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석민'이 무장 경찰이 발포한

총을 맞고 그가 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그는 나서지 못했다.

오로지 동생'현석'을 이 지옥같은 현장에서 데려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작가는 삶을 이해하는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의 성격이 경험에 따라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루소 의 말 처럼 '우리는 오래 살아남는 일 보다, 자유롭게 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 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주인공 현용은 살아생전 평생을

부끄러움으로 가슴에 담고 산 인물이다.


그는 죽어서 말한다.

"죽어보니 두려움과 염려 모두 부질없는 것인데

그것을 남기고 온 듯하여 자손 모두에게 깊이 부끄럽다"


민주주의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다.

4 ∙ 19의 역사는 우리 사회가 지금에 도달하기까지 거쳐온 노정이다.


어제의 이야기가 미래 세대에게 내일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볼 때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사일구'는 역사의 순간 속에 없었던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자극이 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