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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코펜하겐 삼부작 3 의존/토베 디틀레우센/ 에세이

이쁜 비올라 2022. 10. 2. 01:32

코펜하겐 삼부작 3 의존~ 

 


 
덴마크의 여류 작가 토베 디틀레우센의 문학세계는 중독성이 강한 문체와 더불어 그녀의 작품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나에게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 준다. 
 
코펜하겐 삼부작 중 #어린시절  #청춘 을 읽고 마지막 세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중 드디어 세 번째 책 #의존 이 내 손에 들어왔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조금은 불편한 내용에 책을 읽는 도중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토요일 주말의 다섯 시간을 주방 식탁의 의자에서 꼼짝 하지 않고 읽다가 마지막 장을 넘기고 고개를 들어보니 베란다 창으로 토요일 밤이 어둠 속으로 아스라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녀의 인생을 담아낸 이 책 마지막 시리즈는 나에겐 반전이고 충격이다.
 
'시'를 향해 끊임없이 삶의 방향을 항해하던 그녀가 드디어 첫 시집과 함께 그녀의 '시'를 세상 밖으로 선보인 비고 F. 묄레르와 30살이 넘는 나이차이를 극복하고 결혼 한다. 
 
첫 장부터 나의 예상을 단번에 깨어버리는 스토리가 충격적이었지만 그녀의 마지막이 이렇게 비극적으로 이어질 거라고는 1%의 예상도 하지 못했다. 
 
시를 쓰고 예술을 향해 열려 있는 사고의 남다름이 독자의 정서를 모두 이해 시킬 수는 없지만 나는 도저히 디틀레우센의 삶을 이해할 수 가 없다. 
 
비극의 뼈대만 남겨둔 이 마지막 시리즈에서 이질적인 황량함은 극에 달한다. 
 
그녀는 젊은 예술가 클럽에서 만난 피에트 헤인과 단번에 사랑에 빠지고 비고 F에게 
이별을 통보하지만 그녀의 새로운 연인은 다시 그녀를 두고 떠나 버린다. 
 
대학생 신분의 에베의 아이를 가지고 딸 헬레를 낳고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도중 결핵 환자의 무도회에서 만난 의사 카를과의 하룻밤 외도로 임신을 하게 되고 아이를 원치 않았던 그녀는 당시 불법이었던 낙태수술을 몰래 하기 위해 카를의 연구소로 간다. 
 
그녀의 돌이킬 수 없는 그때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낙태수술을 위해 수술 전 맞았던 마약성 진통제 데메롤에 중독되면서 그녀는 에베를 떠난다.  

 


 
그녀는 카를에게 매료되지 않았지만 그가 낳아주는 진통제 데메롤만 있으면 기꺼이 에베와 이혼하고 그와 결혼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5년간의 그녀의 삶을 읽어 내려가는 시간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진통제를 맞기 위해 멀쩡한 귀 수술을 하고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 위험도 감수하고 그녀의 삶은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카를은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그녀 또한 요양소에 감금 된다. 
 
그렇지만 그녀의 약물 남용은 남은 생애 내내 디틀레우센의 삶을 뒤흔들었다. 
마지막 남편이었던 빅토르와도 이혼을 하고 그녀는 자살을 시도한다. 
 
남들보다 특별한 독보적인 글 재주를 가진 여류 예술가의 정신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나에겐 충격의 시간이었다. 
 
우리와 정서적 차이가 있는 네덜란드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이질감이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이상 세계에 대한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책 중간 읽기 힘들 정도로 그녀를 이해할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충격적인 문장의 속도와 질감을 지나며 독자는 이 글에 완전히 몰입되고 빠져버린다. 마법 같은 그녀의 문장들은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삶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그녀의 천재성을 남겨둔다. 
 
독자들은 그녀의 글에 빠져든다. 이 황량하고 충격적인 내용들을 비집고 그녀의 아름다운 문장들은 빛을 발한다. 
 
그녀에게 글을 쓰는 즐거움은 삶의 고통으로 연결되었을까? 
 
순간의 감정을 시로 표현하고 주변의 인물들을 엮어 솔직 담백하게 적어 내려간 그녀의 소설들은 그녀 삶의 건강을 갉아먹고 태어난 소산물인가? 
 
가끔 나는 예술가의 삶이 일반 범인들의 삶과 다를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예술에 영감의 원천을 불어넣어주는 무언가를 항상 갈구하는 그들의 삶이 결코 평범하지 않으리라는 이해를 해 본다. 
 
코베 디틀레우센의 시와 소설을 향한 그녀의 갈망은 그녀의 평범하지 않은 삶에서 발취한 산물이다. 
 
특별한 삶의 경험,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들이 녹아 있는 책에서 독자들은 열강 한다. 
 
우리가 가보지 않은 그 세계를 간접 경험하며 좌절하고 기뻐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과연 디틀레우센은 작가이기 이전에 한 여자로서 그의 삶은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어쩌다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하거나 약국 진열장을 지나칠 때면 내 오랜 갈망은 여전히 희미하게 되돌아온다. 절대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것이(약물중독)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이었던 정신병을 앓았던 의사 카를을 난 용서할 수가 없다.  
 
"사랑에 있어서 끔찍한 점이 있다면 그거예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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