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으로/아들의 해병대 생활(1157기)

해병대 교육 훈련단 입대하던날 (1157기)

이쁜 비올라 2012. 1. 18. 23:15

드디어 성한이가 해병대에 입대했다.

전공을 살려 병무청에 통신병 모집할때 지원하라고

그렇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건만......

 

서울에서 대학 1학년 다니는 동안

어느날 부모 몰래 해병대에 덜컥 면접을 보러 가서는

무작정 합격 통지를 날리던 날

아들의 야속함에 귀가 차더만....

이 녀석 한번 고생 해바야 정신 차리려나 하고

야속하기도 하고.....

 

그래도 고등학교때 부터 꿈이 해병대 들어가는 거였다나 어쨌다나

난생 처음 들어 본 아들의

그 소리에 무어라 할말이 없다...

 

내가 모르는 해병대의 꿈이 아들에게 고등학교때 부터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다니....

 

한편으론 이제는 다 컷구나...

지 일 지가 알아서 하는걸 보니 ....

하는 대견한 생각도 들고

 

한편으론 마음 한 구석이 아려 오기도 하고...

 

 

 

 2012년 1월 15일 해병대 들어가기 전날 저녁

부산 광복동의 애슐리에서 만찬.....

성한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 이순간.....

 성한이가 주문한 음식

1인분 치고는 너무 많은 양이다.

평소에 고기 좋아하던 아들 녀석

실컷 먹고 가거라....

 민간인으로서의 마지막날

열심히 먹자!!....아들 생각에 ㅠㅠ

난 웬지 목이 메어 음식이 안넘어간다.

 밤은 점점 깊어만 간다.

이 밤이 지나면 아들이 해병대에 간다.

21개월간의 기나긴 시간동안.....

 

 2012년 1월 16일

1157기 해병대 훈련병으로 들어가는 날

이 날 따라 비는 왜 그렇게도 오는지...

 

포항 해병 교육대

김성은관 앞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사진만 찍으면 눈을 감는지

아니면 눈이 작은지

해병대 들어가는 날에도 눈 감은채 찍힌 아들 얼굴

난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잔뜩 경직된 아들을 위해

열심히 스마일 해 본다.

점심 먹고 머리 깍은 후 부터

아들의 표정이 급 변한다.

 

까까머리는 모자 속에 감춘채

끝까지 보여주지 않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아들의 모습이

사진 속에서는 왜 이렇게도

어둡게 나오는지...

벌써 부터 이방인이 된 듯한 아들의 모습이

측은하기도 하고

모두들 다가는 군대인데.....

스스로 위로해 본다.

정작 본인만 하랴....

 

 

 탱크도 보이고 헬리콥터도 보이고

웬지 적응이 안된다.

부슬부슬 빗줄기가 더 굵어진다.

 스스로 선택한 해병대

해병대의 자존심으로 건강하게 지내다 오너라

성한이 화이팅!!

 

 김성은관(해병의 집) 1층

 

7주간의  해병대 신병 교육 일정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 중에 재미있는것도 ? 있다고

좋아하는 아들 녀석.....

 

 해병대에서 사용하는 일상 생활품들

 

신병 교육 프로그램을 보니

1주차는 신체검사,적성검사,각종 상담등

2주차 부터 본격적인 신병 교육으로 입소식과 군사 기초 훈련

3.4주차는 공수 기초 및 참호 /격투봉 훈련,화생방이론 실습/전투 수영,전투병 생존법

개인화기(K-2)사격,총검술

5주차는 수류탄 투척,유격기초훈련등,체력 평가

6주차는 목봉 훈련,침투훈련,야전숙영,그리고 드디어 빨간명찰 수여식과 타임캡슐 봉인식

7주차는 교육사열및 수료식,병력 인솔

 

무슨 훈련이 이렇게도 많은지.......

 

 입영 환영 행사가 끝나고

모두들 환송 행사를 위해 비가 오는 김성은관 앞 광장으로 나간다

방송을 통해 신병들은 모두 광장 가운데로 집결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많은 사람들 속으로 성한이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 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웬지 마음이 아려온다.

이제 떠난다.

 광장 가운데 집결한 1157기 신병들

115기 부터 매달 2회씩 입소하던 기수가

매달 1회의 입소로 줄어들면서 입소 병력이 두배 가량 늘었다

이날 1157기 기수는 1068명이 입소한걸로 안다.

부모님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 신병들

성한이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마지막 명령에 따라 뛰어가는 성한이를 겨우 볼 수 있었다.

 

눈물이 나와 무슨 말이라도 해주어야 하는데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멀어지는 아들을 보고

성한아 잘가........ 외쳐본다.

 

왼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뛰어가던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대한민국의 남자로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

스스로 달래보지만..

 

사진을 보니 그때 생각이 또난다

이제 겨우 3일 지났는데......

 

부모의 마음이 다 그러한가 보다.....

 

1157기 해병대 신병들

 모두들 무사히 교육 마치고

다들 좋은 곳에 배치되어

대한민국의 사나이로서 해병대의 자부심으로서

성실히 군 복무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