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으로/아들의 해병대 생활(1157기)

해병대1157기 아들 수료식을 다녀와서 (2012년2월29일 수요일)

이쁜 비올라 2012. 3. 4. 14:40

 

2012년 2월29일 수요일 날씨 오전 조금 흐림/ 오후 맑음

 

 

아들과의 만남을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밤새 잠을 뒤척인 탓인지

29일 새벽 5시30분에 알람을 맞추어 놓았는데도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하고

새벽 6시에 눈을 떴다.

큰일이다. ㅠㅠ

 

일단 짐은 다 챙겨 두었지만 아들이 보낸 편지에 수료식날 가져올 명세표 중에서

호떡을 지금 구워야 한다.

 

어제 반죽을 해서 냉장고에 넣어 놓은 터라

급하게 호떡 3개를 굽고 대충 대충 짐을 사서 6시 30분에 통영을 출발했다.

 

 

 

아들이 부탁한 수료식날 먹고 싶은 과자들을

이 캐리어 가방 한가득 넣었다.

 

 

그동한 생각날때 마다 준비한 과자들과 노트북 그리고 아들의 아토피 연고

특히 마린천사 카페의 조언을 받아 필수품인 소화제도  준비하고

삼푸와 기타 소모품은 아들과 점심을 먹고 포항시내 대형 마트에서 준비할 계획을 잡고

이렇게 떠났다.

여러 선임 부모님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아들이 수료식날 먹고 싶다는걸

조금씩 다 먹여야 겠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꼼꼼히 준비.....

 

 

행여 수료식에 늦을까  빨리 달린 탓에 새벽 6시30분 통영 출발 - 오전 9시 40분경에 해병대 교육 훈련대

연병장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차를 타고 오는 중에 멀쩡하던 날씨가 이곳 에 오니 간간히 비가 내린다.

 

아들이 보낸 편지에 의하면 여기 아들이 교육받는 ' 오천읍' 이란  읍 이름이 하루에도 날씨가 5번은 바뀐다는

이 곳의 날씨에서 유래 되었다는데 ?......(아들은 이곳에서 훈련 받는 동안 난생 처음 우박을 맞아 보았다고 함)

 

그래서 그런지 오전에 비가 왔다 해가 떳다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1157기 훈병들은 입소 하는 날에도 장대 같은 비가 쏫아져 아들을 훈련소에 보내는

그날에도 많이 울었는데 ....

 

날씨 때문에 상승관에서 수료식 행사가 진행 되는건 아닌가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료식 행사는 차를 주차 해 둔 곳 바로 뒷쪽 연병장에서 거행 되었다.

 

여러 선임 부모님들께서 수료식날 차가 많이 막힌다고 차를 입구에 주차할까도 생각했는데

입구에서 연병장까지의 거리가 생각 보다 너무 멀어서 연병장 뒤쪽에 주차했는데

정말 수료식 후 빠져나갈때 교육 훈련대 안에서만 40분 정도 걸린것 같다.

 

일찍 온 탓인지 서둘러 행사장의 1중대 6소대 맨 앞쪽에 자리를 차지 하고

부산에서 출발 한 동생 가족들을 기다렸다.

 

아....드디어 저 멀리 1157기 해병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부터 잔뜩 눈을 크게 뜨고 아들을 찾아 보아야지......

 

 

 

 

씩씩하고 늠름한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1157기 해병이들....

 

 

1중대 부터 먼저 들어오는것 같은데......

 

 

각 소대별로 나뉘어서 들어 오고 있는것 같다.

 

 

드디어 1중대의 깃발이 보이고

 

 

 1중대 6소대의 모습이 점점 눈앞에 가까워 진다.

 

 

1157기 1중대 6소대......

아들은 5분대라 키가 작아서 그런지 맨 뒤쪽 편에 있는 모양이다. 보이지가 않는다.

 

주위에서도 키 작은 애들 먼저 세울 것이지 하면서 아들들을 열심히 찾고 있는 분위기.....

 

 

행사를 위해 군악대가 우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1중대 6소대...

그동안 이 숫자만 들어도 아들 생각에 가슴이 벅찼던 기억이 난다.

 

 

 

잠시 후면 저 많은 해병들 사이에서 아들을 곧 만날 수 있겠지.

식이 거행되는 내내 그 생각만이 가슴에 자리하고.....

 

 

해병대를 상징하는 해병대 마크가 나타났다.

곧 식이 시작될 모양이다.

 

해병대 홍보  교육 훈련 영상이 나오고 ......

 잠시 주위가 조용해 졌다.

동영상 내용들 하나 하나가 웬지 눈물이 난다.

나만 그런지 알았는데 옆에 계신 다른 해병이의 엄마도 아마도 울고 계신것 같다.

훌쩍훌쩍..ㅠㅠ

 

 

생각보단 소규모 군악대의 연주가 시작되고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학교를 졸업한 이후 정말 오랜만에 불러보는 애국가 제창

오늘따라 애국가가 그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다.

 

 

갑자기 우리 앞으로 군용차가 지나간다.

 

 

나중에 아들에게서 들은 얘긴 즉.....

1157기 1중대 6소대 5분대(아들과 같은 생활관)의 훈련 기관중 최우수 훈련병의 아버님이

교육대대장님과 차에 탑승을 하고 연병장 안을  한 바퀴 차로 도셨다.

 

 

 

정말 부럽다 ^^  최우수 훈련병의 아버님 !!

 

 

드디어 1157기 훈련병들의 해병 선포가 있고

 

 

모두들 좋아서 환호성을 친다.

나중에 아들에게 들은 얘기로는 수료식 연습때 해병 선포를 하면

좋아서 죽을것 같은 행동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나....

암튼 정말 그동안 고생 많았고 수고 많이 한 1157기 훈병들의 해병으로의 승진 축하축하 ㅎㅎ

관중석의 많은 부모님들도 뜨거운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해병 서약을  한다.

불가능을 모르는 전천후 해병!

 정말 해병대 구호들은 전부 마음에 든다.

 

 

교육 대대장님의 선서에 맞추어.....

 

 

1157기 훈련병 대표의 선서

 

 

그동안 훈련 기간 중 열심히 훈련한 훈병들에 대한 포상

 

 

연병장 가득 해병대 노래가 울려 퍼진다.

 

 

사열대가 지나가고....

 

 

 

드디어 수료식을 모두 마치고 부모님과의  면회 시간을 알린다.

수료식은 약 40분간 진행된거 같다.

 

 

관중석의 부모님들이 일제히 아들들에게 달려가고 나도 6소대 맨 마지막 부근에서 아들을 발견했다.

이모가 먼저 발견하고  울면서 아들을 안아 주고 아들은 나에게 해병 신고를 한다.

눈물이 나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혼자 자라서 유난히 마음이 여린 아들이 그동안 훈련 받는다고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 모양이다.

 

 

괜찮다.....장하다 ......하면서 아들을 달래 보지만 나 또한 눈물이 나온다.
그때의 감동은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아들아 엄마도 많이 보고 싶었단다....

 

 

이모와 조카들과 아들과  함께한 사진

 

 

 

 

친한 동료와 사진도 찍고

 

 

동료 해병도 코가 빨간걸 보니....

 

 

그동안 힘든 훈련들 이렇게 멋진 동료들이 있어서  견딜만 했으리다.....

 

 

아직 부모님과 상봉하지? 못한 동료 해병이 내 전화기로 부모님께 전화를 한다.

 

 

친 오빠 수료식에 온 서울에서 같이 대학 수림이란  친구도 만나고....

 

 

 수림이의 오빠와도 같이 사진을 찍었다.

 

 

일단 차에 타자 말자 먹는 걸 챙기는 아들에게 선임 부모님들의 조언대로

먹기전 먼저 소화제 한알을 먹이고....

 

차가 막혀 주차장에서 차가 떠나지를 못하고 있는 사이 주위를 둘러보니

조수석에 앉은 많은 해병들이 일주일을 굶은 사람들 처럼 다들 무언가 열심히 허겁지겁 먹고들 있다.

 

정말 어의없는 진풍경인데 한편으론 가슴이 아프다.

 

 

카페에서 얻은 정보로 수료식 일주일전에 포항 시청 옆 파티스 뷔페에 예약을 해 두었다.

뷔페에는 이날 전체가 해병대 식구들인것 같다.

 

 

음식을  몇 접시를 비운 아들이 내가 집에서 챙겨간 노트북을 꺼냈다.

열심히 페이스북으로 친구들에게 면회 나온 기쁨을 전하기 위해서.....

 

 

화장실에 간다고 간 아들이 20분이 지나도 오질 않는다

걱정이 되어 남자 화장실 부근을 기웃 거리니 많은 해병들이 다들 난리다.

갑자기 급하게 많이 먹은 음식들을 토하고 올리고..........

그 틈에서 아들을 발견해서 겨우 데리고 왔다.

평소 때 같으면 그렇게 구토하고 나면 음식을 쳐다 보지도 않던 아들이

두번이나 올리고 나서도 이제 그만 먹으라고 하니깐

물 마시고 조금 쉬다가 과일을 안 먹어서 먹겠다나....아휴....

 

 

 

 

 

그래도 사촌 동생들이랑

사진 찍을때는 애써 스마일 ^^ 해 보고.....

 

 

이모랑도 찰칵....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 뷔페에서 2시30분경 나와서 근처 이마트로 갔다.

삼푸와 수첩 등등 준비를 위해서 ....

또 호떡도 하나 먹고 ...틈틈히 열심히 친구들에게 전화 하고.

 

 

장을 다 보고 나오는 입구에 맥도날드를 발견하고 또 그리로 간다

도대체 아들의 배 안 공간이 아직도 부족한지 쉴새 없이 먹고 또 먹고.

 

 

다 반입이 될지 모르지만 치약도 6개 세수 비누도 10개 가위,풀,수첩,편지지,책......

평소 집에 있을때 우리집 수도세의 2/3를 사용하는 아들 !

그곳에서도 역시나 10일만에 비누 다 쓰고 다른 훈병들거 빌려서 세수했다고

많이도 준비해 가는데 반입이 될런지....

딸기가 먹고 싶다고 씻지도 않은 딸기도 마구 뜯어서 먹고...

시식코너를 발견할때마다 허겁지겁 정신줄 놓은 사람 처럼 달려가서

두 손으로 마구 먹는 아들의 모습이 적응이 안되는 하루였다.

정말 전쟁이라도 나면 얘들은 어떻게 적응할런지...

7주 사이 먹는것만 보면 눈빛이 달라지는 아들의 변한 모습이 가슴 아프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햄버거를 기다리는 사이 또 먹고.....

여기서도 많은 해병들이 눈에 뛴다.

 

훈련받는 중에도  야외 훈련 갔을때 치킨이 하도 먹고 싶어 배식 기다리는 동안 치킨 한조각 먹다가

소대장에게 들켜 급식통 들고 벌도 서고

 

배식 당번때 같은 6소대 동료들에겐 음식을 가득 가득 담아주고 다른 소대 훈병들에겐

음식을 조금씩 주고서 남은 음식들 배식 같이 한 동료들이랑 조리실에서 몰래 먹다

운동장에서 목봉 들고 기압 받았던 이야기도 하면서 ...

온통 그날 아들과의 대화는 먹는 얘기뿐이었던 것 같다.

 

 

시간은 점점 가고 친구에게 전화하고 또 먹고.....

 

 

그래도 계급 달았다고 자랑하는 아직은 철없는 아들.....

 

 

이병 박성한 해병 정말 축하한다.

 

 

 

아들과의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 ......

이 시간이 지나면 또 추억으로 남을 아들과의 소중한 기억들..........

 

등이야....양말 안이야... 모자 안이야......

내복 등등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지.....

 

과자와 초콜렛을 잔뜩 숨겨 들어가는 아들의 어거정 거리는 뒷모습을 뒤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돌아오는 내내

내 스스로를 위로한다.

 

자식은 언젠간 떠나는 거다......

 

이제 훈련 기간도 끝나고 1사단 계산병으로 3월5일 부터 3주 후반기 교육만

끝나면 자대 배치도 받을거고 좋은 선임 밑에서 맡은바 열심히 자기 일 해낼 것이라고......

 

 

 

 

 프롤로그 : 3월 3일 토요일 오전 지역번호 054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반가운 아들의 목소리다.

"엄마 후반기 교육때도 3월17일 면회 있데....

그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데 엄마랑 영화도 보고

그때는 먹는 것도 천천히 먹어야지......

그리고 지금은 너무 편해서 낮잠도 자라고 한다.....

지난번 산 책은 다 읽었으니.....인터파크에서 책 3권정도 주문해서 택배로 보내줘....."

 

아들이 해병대 복무 하는 동안 앞으로 약 19개월.....

엄청 바빠질것 같은 내 일상이 그 순간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그동안 마린천사 카페 선임 부모님들의  좋은 말씀 많은 도움이 되어

수료식 잘 다녀왔습니다.....

아들과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이렇게 후기 적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