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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죽은 자의 집 청소/김완

이쁜 비올라 2020. 6. 5. 08:38

죽은 자의 집 청소~

세상엔 다양한 직업들이 있지만 죽은 자의 집을 청소하는 특수 청소부가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김영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듣고 무척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죽음 후의 뒷정리를 맡은 사람이 맞닥뜨리는 세상의 많은 죽음의 흔적들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까?

 

이 책을 읽기전에는 솔직하게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어도 될까?

또는 사실적인 묘사들이 한동안 내 정신을 지배해서 나의 일상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읽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까닭은

우리의 일상의 하루 하루가 어쩌면 탄생 후 죽음을 향해 떠나는 먼 여정이란 사실을

바로 인지했기 때문이며 누군가의 죽음 후의 간접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고단함을

위로받고 싶은 심정과 그러한 가운데 희망이란 단어와 마주하고 싶은 나의 의지가 본능적으로

표출되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 읽기를 시작했다.

 

특수청소부로 온갖 현장을 다니는 김완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고독사의 현실, 

고독사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또는 너무나 리얼한 죽음 후의 현장 묘사에서 약간의 괴리감을 느끼는 순간과 마주하며

약간은 씁쓸한 감정의 기복도 생기지만

인간의 죽음 앞에 숙연해짐과 함께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삶이 존재했었다는 새롭고

놀라운 사실에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에 대해 잠시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 그리고 청년에게까지 엄습하는 쓸쓸한 죽음.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고독한 죽음 이야기를 하나둘 접하다보면 고정관념이 점점 깨진다. 

생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살아보려 삶의 절벽 끝에서 아등바등하던

현장의 흔적에 대한 이야기에는

공감과 함께 아쉬움과 슬픔이 교차하기도 한다.

 

 

바쁜 일상으로 간헐적으로 이 책을 조금씩 읽다가 이 책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는

밤을 새워 이 책에 몰입하며 새벽을 맞이 했다.

죽은자의 집 청소는 김완 작가 자신이 죽음의 현장에서 느낀 이야기의 실화의 재현이다.

이 책 을 읽는 동안 작가의 그동안의 노고? 경험과 목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의 인생은 태어나면서 삶과의 투쟁의 전선에 내동댕이쳐졌다.

누군가는 그 투쟁에서 꿋꿋이 승전보를 울리며 계속해서 전진해 가고

또 누군가는 이름도 존재의 기억도 가물거리며 낙오자가 되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간다.

 

이 책에서 마주하는 죽음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상적인 죽음 보다는

삶이라는 전쟁에서 가혹한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을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삶에 대한 생각으로 독자들을 더 이끌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피와 오물, 생전 일상을 유추할 수 있는 여러 유품을 치우며 작가는 삶에 대해 사색한다.

그렇게 이 책은 ‘죽음’을 소재로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특수청소부의 현장 이야기가 마냥 무겁고 슬프지만은 않게 다가온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한 가닥의 희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또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삶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이야기는 반성과 깨달음과 새로움을 시작하는 또 하나의 삶을 창출하게 되는

순간이 되기도 하니깐!!

이 책의 김완 작가님께 한 사람의 독자로서 무한의 화이팅과 감사를 보낸다.

삶은 희망이 늘 함께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