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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추천:무심한 듯 씩씩하게/김필영/을유문화사]

이쁜 비올라 2021. 11. 30. 21:34

 

무심한 듯 씩씩하게~

 

직장인이 싫어하는 월요일 !!!!

출근을 하면서 이 책을 들고 나갔다.

 

오후 4시를 넘기면서 조금 한가한 시간

무심한 듯 이 책의 첫 장을 펼쳤다.

 

아이들의 피아노 레슨을 하는 간간히 책 장을 넘겼는데

사방이 조용해서 책에서 눈을 떼고 주위를 둘러보니

학원의 내 방 의자에 홀로 남아있다.

 

300페이지 분량의 책인데 집으로 돌아오기전 책의 절반을 읽었다.

 

글을 읽고 있는데 그렇게 편할수가 없었다.

책의 뒷 부분은 #82년생김지영 을 영화가 아닌

책으로 보는 느낌이다.

 

우리 주위의 아주 친근한 지인이었던 누군가가

무심한 듯 씩씩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것 같기도 하다.

 

책의 저자 #김필영 씨는 휴대폰 판매, 아파트 분양,

경찰공무원 수험생, 성형외과 상담사 등

 

20대부터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작가가 마주했던 삶의 순간들을

책에 담아내고 있다.

 

책을 보면서 저자의 술 주량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20대부터 사겼던 저자의 남자친구들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여보, 제가 다 치울게요.

이런 건 진짜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존댓말을 쓰는 그녀의 남편도 궁금해지고^^

 

매일 육아 전쟁을 치르는 저자의 이쁜 두 딸도 궁금해진다.

 

무엇보다 이 글들이 내 마음을 편하게 했던 것은

이 책은 억지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의 지나온 일상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씩씩하게? 누군가에게

 

이야기 해 주듯이 편하게 글로 쓰고 있다.

 

DVD방을 전전하던 시절,

휴대폰 가게 손님으로 온 노래방 도우미 자매의 집에

느닷없이 따라갔던 일이며,

휴대폰 가게를 정리하면서

"한라산 소주, 지금 먹으러 가도 돼요?" 하고

남자 영업사원의 집을 간 이야기들을 읽으며

 

참 대책없는 사람일세^^?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필자의 솔직함에 이끌려 퇴근후 집으로 돌아와서도

외출복을 입은 채로 밤 11시를 넘기면서 완독한 책이다.

 

간단한 글에도 공감이 되고 책 속으로 빠져드는 이 책의 정체는 무얼까?

 

생각해보면니억지스러운 미사여구가 없다.

일상의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준다.

 

 


그녀는 두 아이의 육아를 담당하면서도 시간이 있을 때 마다 카페에서 글을 쓴다.

 

틈틈이 독서모임에도 참석을 한다.

 

브런치에 올렸던 글이 다음의 메인에 올랐다고 좋아하는

 

필자의 그러한 평범함은

 

오히려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나는

그 덕분에 조심할 것도 피할 것도 없이 가볍게 걸을 수 있었다."

 

가벼운 인생이 어때서요?

참 당당한 말이다.

 

책을 읽고나니 필영씨는 그렇게 말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방관과 자유 사이에는 아주 작은 차이만 있는지도 모른다.

남의 인생을 쳐다보듯 무심하게 내 인생을 바라보기도 했었던

필자의 이야기는

우리의 간혹은 나의 이야기 같아 더 정감이 간다.

 

"새롭고 좋은 것들은 먼 꿈이 아니라 익숙하고 좋은 것들 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태어난다."는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육아가 너무나 생생해서

글을 읽으며 나의 육아경험을 돌이켜 보기도 하고

 

평범한듯 무심한듯 씩씩한 그녀가

참 이쁘다는 생각도 해 본다.

 


 
지난 9월부터 매주 화요일 마감의

신문사 기고문을 쓰고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었던 월요일 밤 11시까지도 신문사에 보낼 글의 초안도 잡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책 읽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덕분에 새벽 3시까지 신문사에 보낼 글을 쓴다고

잠을 4시간 밖에 못잤다.

그리고

오늘

화요일의 일상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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