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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호수의 일/이현 장편소설

이쁜 비올라 2022. 4. 19. 19:32

호수의 일~

"당신이 이 소설을 읽고 흔들리길 바란다."

주말 오전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고
주책없이 펑펑 울었다.

사춘기 성장소설을 읽고 눈물을 한바가지 쏟아내는
내가 정상일까?

그렇지만 눈이 퉁퉁 부어오르도록
울고나서 화창한 주말의 나머지 시간을
자연속으로 떠났다.

이현 장편소설
#호수의일


책의 초입을 읽는데 문체들이 너무 시적이고 아름다워
연필로 그 문장들에 줄을 쭈욱 쭈욱 그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창비에서 우수서평단 선물로 받은 책이다.

책의 표지와 제목에서 부터 벌써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얼어붙은 사춘기
끝내 맞이하는 성장과 치유~

사춘기 시절이 이랬던가?
문득 나의 사춘기 시절을 회상해본다.

호정이라는 소녀가 등장한다.
어릴적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할머니 손에 자란 기억들을
온통 담고 사는 아이다.

소녀의 얘기처럼
기억의 순서는 뒤죽박죽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부유한 집안의 딸인
나래라는 친구가 있다.
그리고 지후라는 친구도 있다.

나래의 엄마는 새엄마이지만
그녀는 같은 반 친구가 아니라면
호정이와 영원히 친구가 될 수 없는 부류에 속하는
그룹에 있다.

지후는글쓰는 직업으로 진로를 이미 선택한 친구다.

소녀들은 고1이다.
장차 대입이라는 큰 관문아래
수시와 정시의 갈림길에서
서로 선택한 길을 향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사춘기 딸의 방황에 눈치만 살피는
호정의 부모님은 젊은시절 태권도 국가선수였으나
호정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국가를 대표해서
한번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체
사업 실패 후 지금은 만두가게를 운영중이다.

정진주~
호정이보다 9살 작은 여동생이다.

 

 



그리고!!
강은기~
참 아픈 이름이다.
전학생이고 호정이와 잠시 썸을 타는 남학생이다.

그의 아픔은 우리사회의 하나의 메시지와도
연결이되어 있다.

이야기는 주인공 호정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호정이와 집 방향이 같은 은기는
자전거를 타고 통학을 하다
호정이와 같은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꽉 짜여진 학원시간으로 부모님의 감시하에 있는
나래와 그녀의 남자친구 보람의
데이트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들러리로 따라간 지하철 봉사에서
호정은 은기의 주민등록증을 우연히 보게되고
그가 자신들 보다 한 살 많음을 알게된다.

길에서 만난 개를 바라보는 은기의 쓸쓸한 시선과
수원이란 단어에 놀라는 은기의 표정에서
그에 대해 많은 물음을 가지고 있지만
호정은 은기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다.

학교내의 위클래스(상담)를 다닌다는
사실을 소문을 통해 들었지만
무슨이유로 은기가 상담을 받는지도
묻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은 정신적으로 힘든 사춘기시절
그들 나름대로의 위로로
그 시기를 건너가고 있다.

 



어느날
강은기가 학교에서 사라졌다.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뛰쳐나간이후
영영 학교로 돌아오지 않았다.

몇 년전 수원에서 일어난
가정폭력으로 인한 아버지의 살해~

그 중심에 은기가 있었다.

정당방위였고 역사상 이례적인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은기에게는 그런 아픔이 있었다.

약국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으로
호정이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 것이다.

아버지의 살해죄로 잠시 감옥에 있던 3개월 동안
그가 아끼던 개가 죽었다.

 



소년에게는 많은 아픔이 있다.

소년은 다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은기를 찾아나선 호정은 은기가 살던 집 부근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고 병원에 입원한다.

호정은 심각한 우을증을 앓고 있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호정이은기가 떠난 후
학교에 두고 간 그의 자전거를 돌려주기 위해
알지도 못하는 그의 집을 찾아나섰다가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의사와 상담하면서 나눈 이야기들로
진행되고 있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이야기는 호정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얼어붙은 호수에 봄이 찾아올 때,
얼음이 녹고, 깨지고,
움직일때
호수는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겨울과 봄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
사춘기 특유의 계절을
주인공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동물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은기를 건너편 롯데리아 2층에서 바라보는
호정~~~~

소중한 것을 끝까지 지켜낸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눈물나도록 감동적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성장소설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사춘기를 응원한다.

우리의 모든 사춘기가 이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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