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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로레인 대스턴

이쁜 비올라 2022. 12. 16. 22:32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수 세기 동안 철학자들은 자연에는 어떠한 가치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자연은 단순한 사실이며, 그 '사실'을 '당위' 로 바꾸려는 인간 행위의 강요나 투영을

받아들일 뿐이라고 본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스위스 알프스의 눈사태나 미국의 허리케인을 보도하는 신문은

'자연의 복수' 라는 표현을 머리 기사로 실었다. 
 
자연은 인간 평등의 보증자로서 인간을 해방하기 위해, 인종주의의 근간으로서

인간을 노예화 하기 위해 ~ 
 
그렇다면 
왜 자연의 도덕적 공명은 완강하게 지속 되는가? 
 
자연은 모든 것이 너무나도 교묘하게 고안돼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자연의 권위는 다양한 명분을 지지하는 데 동원되었고,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질서는 매우 많은 형태로 비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분량의 책이었지만 읽고 있는 동안 내 뇌 속의 모든 지식을 동원하고

몰입해서 읽는다고 사실 머리에 지가 날 지경이었다. 
 
오랜만에 현대 과학 사학자의 거장 로레인 대스턴의 글을 읽고 있으려니

자연과 연관된 철학적 논의들 앞에서 나의 무지가 속속들이 드러난다. 
 
저자는 자연의 질서로부터 도덕적 질서나 사회적 질서의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의 역사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이루어졌지만 논문적 성격을 가진 학술적 담론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하나의 큰 명제 앞에 다다른다.
대체!
자연이란 무엇인가? 
 
뱀의 본성은 무엇이고?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이러한 것이 우리가 마음 속에 그리는 자연이다. 
 
이 책에서는 자연을 특정 자연과 지역적 자연, 보편적 자연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자연에는 수많은 의미가 겹겹이 존재한다. 시대와 맥락에 따라 자연은

우주의 모든 것, 또는 태생적인 것, 자연발생적인 것, 토착적인 것, 물질적인 세계 등 
자연에 관한 복잡한 의미를 역사적으로 추척 한다면 끝이 어디일지 궁금해진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 이 책의 광범위한 의제들을 모두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단지, 이 책은 자연으로부터 도덕이나 법의 기초를 끌어 내려던

많은 시도를 비판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많은 철학자와 과학자는 여성의 열등성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자연을 소환한다.
아이스토텔레스는 자연이 남녀의 차이를 보이는 식의 생명체로 만들었다고 하면서

남자와 여자를 비교하고 그러한 성향의 차이를 자연에 의존한다. 
 
책의 저자는 물론 여성이다.
여성의 지성을 폄하하기 위해서 자연을 사용하는 여러 사례들에서

그 가설들을 정당화 하려는 역사적 논쟁들에 대한 반발적 사고를 충분히 책에 담아내고 있다. 
 
특정 자연은 '개는 충실한 동물이다'라고 할 때 연상되는 자연이다.
지역적 자연은 한 지역의 생태계를 다른 지역의 생태계와 구별해 주는 자연이다.
자연법칙은 보편적이고 신성해서 손상될 수 없는 규칙이다. 
 
저자 대스턴은 인간이 만든 어떤 것보다 자연이 다양하기에,

우리가 원하는 종류의 모든 질서를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자연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이나 문화의 다양성을 훨씬 뛰어 넘는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규범을 지지하는 질서를

자연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자연과 도덕의 본질은 무척 다르지만,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규범을 논할 때 자연에 의지한다.
그러나 저자는 규범이나 자연이나 신이 아니라, 인간의 몸에 기반한 이성에서

출발해야 함을 제안하면서 책의 결론을 마루리한다.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왔을 때 어렴풋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시사적인 면을

조금 인지하게 되지만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책이었다. 
 
한번 쯤은 이런 지독한 명제 앞에 자신의 사고를 몽땅 주입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도덕의 자연화에 대한 철학적 탐구라고 해야 할까? 
 
이 정도의 인식으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과학철학자의 생각을 따라가 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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