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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점원/ 버나드 맬러머드 지음/세계문학/고전문

이쁜 비올라 2023. 3. 25. 22:26

#점원 
버나드 맬러머드의 위대한 작품과 마주했다.
버나드 맬러머드는 20세기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위대한 작가다.
그는 유대인 작가로 불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의 많은 서사에는 유대인이 있다.
물론 그 자신이 러시아계 유대인이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도대체 이 천재적인 작가는 글의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 
무엇보다 한 페이지만 넘겨도 단번에 그의 글귀에 매료되는 이런 멋진 글들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매번 나는 감탄하며 그의 책을 잡으면 놓지를 못한다. 
 
이번 책 '점원'도 한 며칠 잡고 볼려고 금요일 오전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주말의 많은 일을 제쳐두고 나는 이른 새벽 부터 350여 페이지의 이 책을 다 읽기 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마지막 주인공 모리스의 죽음과 비유대인 프랭크가 모리스의 윤리를 따라가는 여정을 지켜보는 순간에는 감동에 휘말려 눈물이 흘러내렸다. 
 
책을 읽으며 감동적인 순간 코 끝이 찡해질 때 나는 일상의 모든 잡념을 날려버리는 행복감에 젖게 된다.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바쁘고 삭막한 세상에 책에서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삶에 나는 무지 감사한다. 

 


 
'유대인' 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떠올린다.  
 
홀로코스트는 그들이 겪은 끔찍한 경험과 특정 민족과 종교에 대한 탄압을 넘어서서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측면에서 세계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주홍글씨가 되었다. 
 
버나드 맬러머드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유대인의 상징성은 인종적, 종교적, 관습적 기준으로 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윤리적 기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 모리스는 힘겨운 삶을 하루 하루 살고 있다. 
비록 유대인으로 율법을 철저히 따르지는 못했지만 그는 진정한 유대인으로 규정된다.
가난한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매번 적자 운영을 하지만 불우한 이웃을 지나치지 못한다. 마음 속으로는 그도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수없이 반문하지만 그는 늘 가난한 이들에게 진리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항상 손해를 보는 남편을 잔소리하는 아내 이다와 딸 헬렌과 살며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어느 날 그 낡고 보잘것 없는 가게에 강도가 들이닥쳐 그는 부상을 입게 된다. 무엇보다 하루를 벌어도 매번 빚에 허덕이는 그날의 매상을 모두 빼앗긴다. 
 
그리고 그의 앞에 점원 프랭크가 나타난다.
프랭크는 모리스에게 진 빚이 있다고 무보수로 그가 부상을 치료하는 동안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그의 딸 헬렌과도 가까워진다. 
 
 사실 프랭크는 강도 짓에 참여한 탓에 한편으론 그 죄에 대한 죄책감에 또 한편으로는 고아로 갈 곳이 없어 그의 식료품점에 머물게 된다. 
 
이탈리아계의 프랭크는 모리스가 단지 유대인이라는 점에 강도 짓에 합류하였지만 점원으로 일하는 동안 끊임없이 자신 내면과의 목소리에서 갈등한다. 
 
어두침침한 좁은 식료품 가게, 많은 이들이 이곳은 감옥과도 같고 세상과 단절된 곳이라고 떠날 수 있을 때 그곳을 떠나라고 조언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는 그 가게를 떠나지 않는다. 
 
모리스의 딸 헬렌과 사랑에 빠지고 또한 그를 강제 급탈하면서 헬렌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지만 그는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길거리 부랑자 프랭크가 보기에도 모리스의 삶에는 특별함이 있다. 
이해하기 힘들고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지만 모리스의 특별난 윤리성이 프랭크를 붙잡고 있다.
그리고 모리스의 죽음을 맞이한 후에도 그는 스스로 모리스가 되어가는 과정을 선택한다. 

 

 


 
감동적인 순간이다. 
 
책에서는 유대인의 상징성을 종교와 특정 문화에 국한 시키지 않고 있다.
유대인의 상징성은 가장 선한 인간의 윤리성과 도덕성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실천성에 약한 보편적인 윤리성~ 
 
모리스는 타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책임감이 있다.
프랭크가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가게에서 점원으로 있으며 매번 조금씩 금고의 돈을 훔쳐간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는 스스로 본인의 잘못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모리스의 집에 머물며 길거리 노숙자처럼 살아가던 프랭크는 점차로 모리스화 되어간다. 그리고 그가 죽고 아무런 댓가도 없이 남겨진 그의 부인과 딸의 생계를 말없이 맡게된다.
헬렌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프랭크는 모리스가 그에게 보여준 특별함에 삶에는 선함에 대한 다른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자아를 넘어선 신비롭고 신성한 영역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변화에  
 
책을 읽고 나니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아름다움이고 인류의 이상향이다.

 


 
윤리의 보편성은 그 보편성을 바람으로써 가능하다.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아주 평범하지만 범인들이 쉽게 이룰 수 없는 순수성?의 상태를 한 유대인의 삶과 비유대인의 삶을 통해 작가는 많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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