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체험 ·이벤트/도서 서평

책 추천: 은원, 은, 원/SF 장편소설/한차현, 김철웅 지음

이쁜 비올라 2024. 4. 11. 12:48

은원, 은, 원 

 


 
"은원은, 그야말로 세상에 단 한 명 뿐인 은원이니까." 
 
SF 연애소설이라는 책의 뒷 장 소개글을 시작으로 책 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갑자기 사라진 은원  
4박 5일 간 의 제주도 여행을 후 공항에서 헤어진 은원이 사라졌다. 
 
잠시 오래전 보았던 김민희, 이선균 주연의 영화 '화차'가 클로즈업 되며

이 소설의 이야기와 겹쳐진다. 
 
화차에서 주인공 선영(김민희 분)이 결혼 한 달 전, 문호(이선균 분)의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서 갑자기 사라졌던 그 순간이 겹쳐진 것은 왜 일까? 
 
스스로 그런 줄거리를 상상하고 읽기 시작했던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작가는 독자의 상상력을 훨씬 추월한다. 

 



 
SF적인 요소가 다분히 숨어있어서 그런지 이야기가 술술 잘 넘어간다.
갑자기 사라진 6살 연상의 연인 은원을 찾아 나서는 차연의 이야기가 여러 각도에서 전개된다. 
 
각 챕터 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이어진다. 
 
사라진 연인의 흔적을 찾아 나서면서 첫 번째로 맞이하게 되는 미스터리,
은원의 실종을 알아보기 위해 친구 성이연을 찾아 나선 곳에서 그녀가 건네준 명함 속의 일산 어느 동물병원 수의사,
그런데, 명함 속 장소로 찾아 간 곳에서 성이연은 다른 존재다.
주인공 차연이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는 성이연, 
 
결국, 112에 실종 신고를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은원의 어머니로부터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그리고 은원이 앓고 있는 희귀병을 알게 되는 순간. 

 



 
북유럽 통계에 의하면 800만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발병한다는

희귀한 기억상실증 '베르니크 코스타로프 증후군'이 은원이 앓고 있는 희귀병이다. 
 
일생에서 몇 년 주기로 기억을 잃고 지나간 과거를

모두 잊어 버리고 다시 시작하기를 반복하는........
 
은원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새로 깨어난 은원과 만나면서

차연은 그녀에게서 예전의 은원과는 뭔가 다른 미세한 차이를 느낀다. 
 
은원의 오른손, 검지와 엄지 사이 초승달과 별 무늬가 어우러진

검은 색 타투의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작가에 의하면 이야기는 분명 SF 연애소설이다.
나 또한 책을 읽고나니 그러한 정황을 여러 곳에서 발견한다. 
 
그런데 지금껏 읽어왔던 SF적 요소의 반전이 그렇게 극적이지는 않다.
읽고나니 조금은 의아한 구석도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두 남녀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작가의 말마따나
낭만적이고 달콤하고 상쾌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존재와 관계의 근원에 대해, 그리고 끌림의 근원에 대해 물어가는

이상하고 머리 아픈 연애소설이다.
책 속에서 아름다운 연애의 평범한 나날 들에 대한 분량은 거의 없다. 
슬프면서도 음울한 연애소설이다. 
 
영화로 제작되면 굉장한 흥미거리가 있을 이야기다.
책을 읽고 나서 작가의 글을 읽었다.
이 책은 한차현 작가의 열 여섯 번째 장편 소설이다.
그동안 작가의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 차연은 똑같은 이름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주인공 차연이라는 인물은 매번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이식 수술로 다시 태어나는 차연이었다가,
전당포 살인사건의 살인범 차연이었다가,
서투른 여행자 차연이기도 했다. 
 
아마도 차연이란 인물은 전작들의 연결성을 조금은 가지고 있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인물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결론적으로 인간 복제에 대한 이야기다.
초 거대 기업과 거기에 기생하는 언론의 뒷모습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복제인간 은원의 삶이 남아있다.
20년의 수명으로 태어난 삶
그를 사랑하게 된 차연.
차연이 사랑했던 은원은 죽었다.
차연의 눈 앞에 있는 은원은 또 다른 은원이니깐...... 
 
이야기의 마지막은 은원1과의 추억이 남아있는
제주 우도다.
은원2는 그곳의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팔고 있고
차연은 그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삶에서 무엇 때문에 선택되는 그런 순간이 있을까? 
 
새로운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삶을 경험하는! 

 



 
#부드러운독재자 #은원 #한차현 #장편소설 #SF #SF소설 #책 #도서추천 #sf드라마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복제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