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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읽기의 최전선/서울리뷰오브북스/알렙출판사

이쁜 비올라 2024. 4. 13. 20:54

읽기의 최전선 

 


 
서평이 세상의 화제가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서평은 또 하나의 우주' 라는 표어를 내세우면서 좋은 서평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는 서울리뷰오브북스의 2024년 기획 특집 '읽기의 최전선'을 주말 내내 읽었다. 
 
이번 특집은 서울리뷰오브북스에 실렸던 서평들 중에서 주제별로 담아 단행본 형식으로 출간한 책이다. 
 
총 6부로 기획 된 책에는 인류세, 과학기술, 위험, 21세기 자본주의, 전쟁, 차별과 연대라는 여섯 가지 주제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계간지로 읽는 느낌을 확장해서 주제별로 여러 책을 소개하며 연결성을 가미한 논의와 비평은 독자들을 심도 높은 서평의 세계로 안내한다. 
 
펜데믹 부터 벽돌책을 거쳐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특집 주제를 선정하여 리뷰어의 지성이 반영된 서평은 약간의 두통을 동반하는 난해함은 있으나 나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1부에서 다루어진 '인류세를 읽다'에서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녹색계급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에 인간의 산업 활동이 망가뜨려 온 지구적 문제,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전 지구적인 위기를 낳고 있는 공간,
멸종의 속도와 지구온난화의 속도는 선례가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진행하는 가운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녹색계급'이라는 개념이 출현한다. 
 
자본주의와 화석 연료가 맺어 온 역사적 관계를 분석하며 수십억 년간 지구 생태계가 저장해 온 태양에너지를 인간이 자연을 완전히 지배하는 기반으로 사용하게 된 오늘날 공장은 365일 24시간 화석 연료를 사용하며 가동하고 대량 생산된 상품의 유통은 환경 오염으로 이어진다. 

 


 
인간을 닮으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가속화는 인간의 영역을 계속해서 침범한다. 
'2029 기계가 멈추는 날'은 인간에 필적하는 또는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이야기 한다.
이 책이 2022년 가을에 나왔던 책임을 감안하면 2년 사이에 세상은 너무나 변해버렸다. 인공지능의 영역이 하루가 다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제 학자들조차 근심 어린 시각으로 이 분야를 바라보고 있다.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관한 몇 권의 책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 또한 2021년 리뷰라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지구에서 숱하게 경험했던 무분별한 개척과 수탈의 역사가 우주에서 까지 번복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그러한 두려움으로 우주 상업화의 달콤한 열매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두려움이 교차하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우주 진출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을 상기 시킨다. 

 


 
결혼 후 첫 딸의 탄생을 기다리면서 혹시 모를 유전 질환의 가능성을 알게 되고 이 분야 책을 쓴 칼 짐머의 '웃음이 닮았다'에서는 유전과 인종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 
 
 3부 '위험을 읽다'에서는 무해의 시대와 안전의 권리와 관계되는 책들의 리뷰를 소개한다. 
21세기 안전 패러다임의 계보와 전망을 짚어보고, 권력이 동반된 유해는 도덕적 문제인 동시에 법적 문제로 연결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뒷골목의 공포, 피해의 기억에 대한 봉인 등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안전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역사로 보이고 싶은 것과 역사가 말하는 것 경제와 자본주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는 서평을 통해 파악 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 분야는 여전히 나에겐 어려운 영역이다.  
 
참혹함을 최소화한 인도적 전쟁의 시대와 평화의 불완전성,
전쟁 사회의 양극적 대립을 넘어서 냉전의 유산에 관한 방어기제. 
 


노숙과 쪽방촌 사람들의 환경을 이야기 하고 TV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알아보는 자폐인과 캐릭터 사이의 영역에 관한 시각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솔직히 보편적인 사람들이 읽기는 딱딱하고 인내심을 유도하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서평으로 나마 책의 요약과 더불어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책을 읽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안내한다는 점에서 책의 가치는 매우 높다. 
 
다양한 책을 알아보며 스스로 질문하고 비평하고 색다른 주제에 관심을 가지는 시간이  몰입의 세상을 확장시킨다. 
 
책을 붙들고 
사유를 달금질하고
치열하게 써 내려간 최전선의 책 읽기라는 글귀가
유독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책은 딱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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