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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전수경/창비

이쁜 비올라 2024. 9. 16. 17:26

채널명은 비밀입니다. 
 
추석연휴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고 있는 중이다.
창비 가제본으로 받은 전수경 작가의 #채널명은비밀입니다 도 밤을 새워 읽은 책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아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면서
카페에서 읽으려고 들고 나갔는데
책에 몰입해서 카페 마감 시간까지 읽어내려 가다가
결말이 궁금해서 새벽에 일어나서 완독한 책~ 
 
내용의 설정이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읽고 나니 뒤 여운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다. 
 
나는 삶에서 어떤 세계에 매번 속해 있었는지
내가 원하는 세계는 어떤 곳이고
나와 함께 하는 세계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인지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다. 
 
미혼모 제갈미영과 그의 딸 제갈희진 
 
애초부터 아빠가 없다는 것이 고1의 시간을 살아가는 희진에게는 
감추고 싶은 비밀이고 부끄러운 현재 자신의 모습이다. 
 
그래서 남들에게 소외되고 차별 받지 않으려고 희진은 공부를 택했다.
전교 1등 자리를 놓치지 않는 희진과 달리
희진의 엄마 제갈미영은 십 년 넘게 바깥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TV 앞에 붙어 사는 은둔형 외톨이다. 
 
십대 시절 방황을 하며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의 아이를 낳아
16년 째 혼자서 키우고 있다. 
 
자신조차도 돌보지 못하는 엄마를 둔 희진은 무엇이든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법을 
일찍부터 터득한 아이다. 
 
엄마의 발목을 잡았다고 희진을 미워했던 외할아버지도
중학교 때 부터 전교1등을 놓치지 않는 희진을 이제는 자랑스러워한다. 
 
집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딸 제갈미영과 손녀 희진의 생계를 위해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어느 날 희진은 엄마가 TV에서 튀어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믿기지 않았지만 그것은 꿈이 아닌 사실이었고,
엄마는 두 세계 
즉 현실의 희진과 함께 있는 세계와 TV 안의 세계를 넘나들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명 멀티버스 터미널 텔레비젼
집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는 엄마가 TV 안의 세계에서는

대기업 미래전자의 정직원인 회사원의 신분으로 살아간다니....... 
 
희진의 곁에는 같은 반 친구 윤아와 상우가 있다.
그들은 함께 독서실을 다니며 공부를 하는데
어느 날 희진과 친구들이 다니는 은성고등학교에  소미라는 아이가 과학고에서 전학을 온다. 
 
그리고 소미 또한 그들이 다니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다.
알고 보니 소미와 윤아는 초등학교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처음부터 소미와 허물없이 지내는 윤아와 달리 희진은 소미에게서 불안함을 느낀다. 
 
친구들과 소미와의 첫 만남에서 소미는 꼭 찾고 싶은 친구가 있어서

은성고등학교에 전학을 왔다는 의문의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친구 윤아의 잦은 결석...... 
 
우연한 계기로 소미가 은성고등학교에 전학 온 사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희진과 상우....... 
 
그리고 수행평가 날 윤아의 이유 없는 결석 
 
소미 또한 그들이 사는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는 희진, 
 
소미가 다른 세계로 급히 떠나면서 희진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

 


이야기는 끝없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엄마를 찾아
TV 속으로 따라 들어간 희진은 그곳에서 미용실 원장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엄마를 발견하게 되고 엄마와 연인 관계인 준을 만나게 된다. 
 
삶에서 우리는 많은 길을 만났다.
그 많은 길에서 우리는 매번 결정하고 그 삶을 향해 나아간다.
돌이켜보니 우리의 삶은 매번 새로운 길을 나서는 여정이다. 
 

 


그 길에서 우리는 매번 선택해야 하고 실패와 성공과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책을 읽고 나서 가끔 현실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때
다른 세계로 잠시 이동해서 살아보는 것도 꽤 괜찮은 생각이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 본다.
전수경 작가의 '채널명은 비밀입니다'는 우리 모두를 따스하게 안아주게 하는 이야기다.  
 
모두 각자의 삶에 책임을 지고 살아간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삶의 주인공은 바로 본인이기 때문이다. 
 
멀티버스 터미널이라는 엉뚱한 소재가 우리의 삶을 연결해 준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서로의 세계를 오가는 여정을 통해 나의 세계를 더 정확히 인지하고 사랑할 수 있게 하는 힘....... 
 
우리는 지금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
나는 지금 어떤 세계에 살고 있나?
소중한 사람을 위해 그 세계를 포기하지 않는 제갈미영
그리고 엄마의 세계를 엿보면서 
딸의 세계를 함께 하며 ,
서로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나는 엄마에게,
엄마는 나에게 유일한 세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살아가며,
잠시 중요한 세계를 공유할 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 제갈미영의 중요한 세계이자,
딸이었던 것에 감사한다.
하지만 나는 누구의 세계나 딸이 아닌 오롯한 나이며,
언젠가는 엄마를 떠나 나만의 세계로 힘써 날아갈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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