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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어떤 호소의 말들/최은숙/창비

이쁜 비올라 2022. 7. 21. 10:51

어떤 호소의 말들~ 
 
"사건 너머에 존재하는 삶의 다양한 무늬,
그것을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인권이 마음이 아닐까" 
 
이 책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으로 계신
최은숙 작가님이 2002년 부터 조사관으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연들을
기록한 책이다. 
 
한여름의 더위가 습한 온도와 함께
일상의 피곤 지수를 두 배로 올려주는
나날 속에 잠시 손에 잡았던 책이다. 
 
레슨 중간 잠시 펼친 한 챕터의 글이
나를 몰입시키게 하며
며칠 나의 마음에
감동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유의 시간을 가지게 한다. 
 
책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난다. 
 
책 속에서 함께 울고, 함께 억울해 하고
함께 안타까워하며 
마지막 책 장을 덮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항상 여기 까지다. 
 
나의 한계와 미 실천의 늪이 수렁 속으로
깊이 빠져서 사라지는 느낌에 매번 사로잡히지만
그래도 생각의 연대가 모여
나중에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에
나는 오늘도 책 속에서 
세상의 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같이 공감하고
가슴 아파한다. 
 
인권위원회 조사관의 삶과
조금은 생소했던 일들을 
책을 통해 알아간 시간이었다. 

 

 


 
억울함을 예방하기 위해 인권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더 공부해야 된다고 말하는 저자이지만
타인(진정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마음이 더 중요하기에 조사관으로 만났던
사회의 부조리와 스스로의 고백을 담아
한 권의 책으로 내어본다는
작가의 겸손함과 솔직함이
이 책을 더 감동 깊게 하는 것은 아닐까? 
 
책은 어렴풋이 기억하고 짐작했던
많은 사건 속으로 나를 안내한다. 
 
서울의 한 섬유 공장에서 보조 미싱사로 일하던
네팔 이주 노동자 찬드라는 
공장 근처 분식점에서 라면 한 그릇을 먹고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 
한국말이 자유롭지 못해 설명을 못하는 사이
주인의 신고로 정신병원에 갇혀 6년 3개월 26일 동안
이유도 모른체 감금된 생활을 했다. 
 
열다섯 살 지적 장애인 소년은 
살인 목격자에서 하루 아침에 살인 용의자가 되어
10년을 감옥 생활을 했다.
이후 살인 사건의 진범이 잡혔으나
당시 판결을 내렸던 검찰과 경찰관들이
책임지지 않으려고 사건을 덮는 바람에
16년이 지난 후에야 무죄 선고를 받게 된다. 
 
열다섯의 소년은 서른 한 살이 된 후였다. 
 
국가 폭력이 만든 지옥을
개인이 탈출하는 것이 얼마나 
불가능한지 !!! 
 
이 소년의 사례를 보면서 가슴이 아파온다. 

 


 
증거도 없지만 가게에서 통조림 두 개를 훔쳤다는 이유로
1년을 감옥살이를 한 사람, 
 
자신의 생업을 잃고 인권위에 진정하는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할아버지, 
 
돈이 없다는 이유로, 배움이 짧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인권 침해는 자행 되고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법 보다 사람이 먼저' 란 말이
내 가슴 속에서 깊이 메아리치며
울컥한 감정이 계속해서 올라온다. 
 
인간은 존엄하다. 
 
사회의 강자나 약자나
인간의 존엄성 앞에는 평등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생태계는
이 말을 무심하게 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인권을 머리로만 이해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인권의 이념과 현실 사이에는 
까마득한 골짜기가 막아서 있다.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그 소리를
우리 사회의 더 큰 소리에 막혀 듣지 못했던
시간들을 반성해 본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온 힘을 다해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누군가의 억울함을 푸는 일은 법과 제도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누군가의 이야기 처럼 
 
다수가 아닌 소수,
강자가 아닌 약자의 소리를 
 
조금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더 많이 들으려는 노력이 있다면
사회는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 

 

 


 
뒤 늦은 정의가 정의 일수는 없지만
뒤 늦은 정의라도 세상의 많은 억울함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면
그 노력의 릴레이는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 
 
이 책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의 
누군가의 억울함과 호소가 담긴 글이다. 
 
누군가의 호소를 듣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일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그들을 앞으로 응원하기로 결심한다.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웬지 슬퍼지는 시간이다. 
 
차를 한 잔 마시고 
나 또한 나의 일터로 나갈 시간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님들의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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