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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남해의 봄날/김금숙

이쁜 비올라 2022. 10. 22. 14:30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며 그 가운데  삶으로 향하는 여행길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마주한 시간이었다.  
 
'그래픽노블'이란  장르의 만화를 그리는 작가의 글이다. 
 
프랑스에서 예술을 공부하고 만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금숙 작가의 첫 에세이집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은 작가가  경험한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이야기들을 모티브로 써 내려간 글이다. 
 
이미 그래픽노블 분야에서는 '하비상(만화계의 오스카)' 수상 작가로 그의 작품 '풀' 과 '기다림' 은 프랑스, 미국, 스페인, 일본, 아랍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이 되었다. 
 
그래픽노블은 자전적인 이야기나 사회적 이슈의 서사를 개성 있게 그려 낸 출판 만화책을 지칭한다. 
 
문학작품처럼 깊이가 있고 예술성이 넘치는 만화다~ 
 
전남 고흥의 시골집에서 여섯 살이 되던 해 서울로 올라온 작가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이 책은 작가의 삶에서의 모든 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16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현재 강화에 살고 있다.
당근이와 감자를 키우며~
당근이와 감자는 작가와 함께 살고 있는 애완용 개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유학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와 살고 있는 당근이와 감자의 이야기
조금 더 나아가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고 있으면 작가가 살고 있는 강화의 시골 마을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하다. 
 
강화 온수리 우체국에서 외국으로 보낼 책을 부치면서 오래전 유학시절 한국의 어머니가 보낸 김장 김치를 떠올린다. 
 
 집으로 배달된 택배상자의 빈 테이프를 벗겨내는 분리작업을 하면서 플라스틱 삶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노란 산수유 꽃이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강화의 아침 감자 농사로 바쁜 강화마을 사람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자신의 고향으로 강의하러 가던 날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가는 차 안에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자신이 키우던 감자를 잃어버렸던 순간의 이야기와 노모에게 책을 읽어주며 '책 읽어 주는 직업' 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살포시 얹던 순간들.........
 
그래픽노블 장르의 만화를 그리며 취재했던 한국 원폭2세 환우회 한정순 사무국장의 이야기와 프랑스 파리로 입양된 J의 이야기........ 
 
김금숙 작가의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은 독자로 하여금 책 장을 넘길수록 정감가면서도 평범한 이야기가 교훈적인 시선으로 다가온다. 

 


 
공장주인이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두 마리의 개 형제!
이제는 아무도 돌보는 이가 없는 개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마리는 지나가는 트럭에 치여서 길바닥에 죽어 있고 남은 한 마리는 아무도 돌봐 줄 이가 없다. 
동물 보호소와 입양 단체에 연락을 했지만 속수무책이다. 
군청에서 데려가도 15일 내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는 현실! 
 
"아이야, 다음 생엔 새로 태어나렴. 바람으로 태어나렴. 별로 태어나렴. 다시는 아프지 말고 다시는 슬프지 말고 훨훨 자유로우렴." 
 
길에 버려진 개를 억지로 떼어 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불 속에서 죄책감에 넋두리처럼 했던 작가의 혼잣말이 내게도 들려와서 가슴이 아파온다. 
 
강화 시골의 한적한 길에 개발이란 생채기가 생기면서
강화의 봄은 대형트럭에 실려온다. 꽃봉우리보다 빨리 인간의 욕망을 실은 봄이 달려오고, 중앙선을 넘어 질주하고, 흙먼지를 뿌리고 돌을 떨어뜨리고 달린다.
새싹 봄이 파이고 시멘트 봄이 솟는다........ 


 
"갈색 언 땅의 겨울을 뚫고 노란 봄이 기지개를 켠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연두색으로 물든다.
아무도 그 무엇도 너를 막지 못한다. " 
 
작가의 강화의 삶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위태로워도 보인다.
우리 삶에는 아직도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많이 부족하다.
누가 먼저가 아니라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다가서고 양보한다면
강화의 시골 마을은 아름다운 정경아래 감자와 당근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겠지...... 
 
강화 동네 책방 '국자와 주걱'도 궁금해지고, '딸기책방'도 궁금해 진다.
작가의 감자와 당근이도 궁금하다. 

 


 
"적당한 것이 좋다.
꽃에 물이 과하면 뿌리가 썩고,
비료가 과하면 병에 든다.
적절한 토양과 햇볕, 물로 키워낸 꽃들로
조화로운 정원을 가꾸고 싶다." 
 
썩은 튤립 구근을 통해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작가의 마음이
내게도 전해진다. 
 
썩은 튤립 구근을 키우는 사회가 곧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어서........ 
 
한곳에 머무르며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시도하는 예술가의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듯이,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듯이
우리의 삶도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는 삶이기를 기원하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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