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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이길보라/창비

이쁜 비올라 2023. 2. 12. 18:09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청각 장애인 부모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던 이길보라 영화감독의 책이다.
책을 읽고 싶어서 미국 여행 중에 출판사 서평에 신청을 했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서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움과 용기의 차이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누군가의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농인(청각장애인)의 부모를 둔 가정(코다)에서 자란 이길보라 감독은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8개월 동안 인도 등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통해 공부를 하였다. ‘ 
 
그리고 딸이자 감독의 시선으로 농인 부모의 세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만들었다. 
 
그녀는 2016년 10월 한 일간지에 #나는_낙태했다 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도 했다.
보건복지부가 '불법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을 예고했을 때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기성세대가 걸어가지 않은 많은 길을 그녀는 용기를 내어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애의 역사가 곧 나의 역사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사회의 많은 편견과 맞서야 했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모든 결정은 비장애인의 몫이었다. 
 
농인 부모는 소리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듣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소리는 온몸으로 듣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많은 사회의 부당한 현실과 직면하게 되었다. 
 
미등록 아동에 대한 이야기도 이해하게 된다.
있지만 없는 아이들!
미등록 아동은 바로 불법 체류자의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배운 아이들
그러나 그들에게는 신분증이 없다. 여행보험 가입이 안되어 학교 수학 여행도 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입시를 칠 수도 없다. 
 
그들은 '불법체류 학생의 학습권 지원방안'에 따라 한국에서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강제출국 유예기간이 종료되어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철거 대상이 된다.
그들은 미등록 아동에서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한국의 모든 문화에 익숙해졌지만 성인이 되면 고국으로 돌아가야 된다. 그들은 고국의 언어를 구사할 수가 없다. 
 
이길보라 감독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글쓰기 공부방에서 글쓰기 공부를 했다.
그리고 한국 예종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네덜란드에서 석사 공부를 했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여정처럼 보이지만 참 쉽지 않은 여정이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의 부모는 농인에 길거리에서 호떡을 구워 파는 노점상이었다. 
 
월트 디즈니의 말에
"우리가 세상에서 꾸는 모든 꿈은 추진할 용기만 있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일상에서 삶에서 우리는 매번 용기를 내어야 한다.
우리가 살면서 용기를 내어야 하는 일들은 수 만가지다.
누군가 성공해서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나는 그 사람의 멋진 용기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이길보라 감독의 멋진 용기에 응원을 하고 싶다. 


 
이길보라 감독도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글을 쓰는 일은 재능보다, 성실함보다 '용기'에서 비롯된다."
관습과 지식과 정치와 경제와 윤리의 체계를 의심하며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가 작가이며 글방은 이러한 위반의 대가를 치룰 용기를 '함께 기르는 공간'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이 책은 이길보라 감독의 개인적 가족사의 서사에서 나아가 사회적 통념에 대한 비판 의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경계에서 올바름을 선택해야하는 사유와 만난다. 

 


 
내가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정치에 대한 이야기다.
국회로 나가서 하는 정치만 정치가 아니라는 사실 
각자 현재의 자리에서 자기 분야의 일을 공정하고 현명하게 처리해나가는 각자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녀는 이야기 한다.
왜 세상은 미래세대가 구해야 하냐고!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기억하는가!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일종의 발달장애아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진 소녀는  이후 기후변화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절망감에 빠졌다.

하지만,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밖에서 처음으로 청소년 기후 행동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전 세계적인 기후 관련 동맹 휴학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그 결과 2019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고,
2019년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선정되었었다. 
 
돌아보니 세상에는 참 용기 있는 미래 세대가 많다. 

 


 
이길보라 감독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한다고 느낄때 당신은 가장 무지한 상태일 수 있다고 얘기한다.
겸손을 배우게 해 주는 대목이다. 
 
그녀가 영화 도가니가 나왔을 때 충격을 받고 본인의 부모에게 특수 학교에서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냐고 물었더니 그녀의 부모는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는 장애인이니깐! 어쩔수 없는 일야야" 라고 대답한다.
참 슬픈 말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병들어 있었는지 범인들은 생각해보지 못한 영역이다.
분노가 치밀어 눈물이 나는 책이다.
한 번쯤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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