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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항미원조/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역사/창비

이쁜 비올라 2023. 5. 5. 17:05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항미원조' 

 

 


 
항미원조!
한국전쟁을 부르는 중국의 공식 명칭이다.
이 책은 중국의 서사에서 한국전쟁이 어떻게 기억되고 재구성 되고 있는가? 알아보는데 중요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미국과 소련이 그어 놓은 잠정적인 군사 분계선 38 선을 넘어 북한이 남침하였다.  
그리고 6.25! 이후 3년 간 진행된 한국전쟁에 미국, 소련, 중국이 관여하였다. 
 
한국전쟁은 내전인 동시에 전세계 20 여 개국이 참전하며, 3차 세계 대전으로 번질 수 있었던 국제전이었다. 
 
우리에게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으며, 미국과 중국의 적대적 구조를 축으로 하는 동아시아 냉전 체제가 형성되는 역사적 계기였다. 
 
한국 전쟁은 내전의 양상에서 뒤에서 방조한 소련의 역할보다 직접적으로 나선 중국의 계입이 전쟁의 행위자로서 북한 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한국전쟁에 있어서 우리의 무의식에는 중국을 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뒤틀린 역사 의식이 있었다고 이 책의 저자 백지운은 이야기한다. 
 
항미원조 이 책을 읽는 내내 중국이 한국전쟁에 왜 그렇게 까지 개입을 하고 자국의 병사들을 희생 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은 그동안 중국 내에서 항미원조에 대해 금기 시 되었던 여러 저작물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항미원조를 샅샅이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인으로서 한국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이었을까? 

 


 
중국인에게 이 전쟁은 무엇이었을까?  
 
전쟁 당사국 보다 더 치열한 희생과 전력을 쏟았던 중국의 입장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그들에게 한국 전쟁은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망각의 산물이 된 것은 아닐까? 
 
왜? 그들은 항미원조에 대해 누군가 입 밖에 소리 내는 것을 그동안 금기 시 하였을까? 
 
한국 전쟁에서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었던 더 많은 중공의 개입에 놀랄 따름이다. 
 
여전히 한국 전쟁은 중국 사회에서 자율적인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부분이라는 사실이 많은 의문을 남긴다. 
 
특히 시와 문학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중국의 익숙한 외교에서 유독 항미원조만은 금기 시 되는지?
 
오늘날 중국 입장에서 항미원조는 미 제국주의에 승리한 영광스러운 역사로 포장되면서 안으로는 교묘하게 억눌려온 미국과 중국의 대결, 그리고  중국과 소련의 갈등이 중첩되는 동아시아 냉전의 역설의 부산물이다. 
 
저자는 그동안 항미원조에 대해 중국 내에서 만들어진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통해 시대 별로 그 해석을 달리하면서 발표되는 중국의 시각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전쟁 장소만 한국이지 한국 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었다는 사실을 떨칠 수가 없다. 
 
장진호 전투에서 중국은 미국이 수문교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중공군을 매복 시켰다.
미국이 수문교를 통과하자마자 매복해 있던 중공군이 미군을 사격을 할 참으로! 
 
그러나 사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매복해 있던 중공군 절반이 사격 자세를 유지한 채 혹한의 추위에 동사했다.  
 
그들을 발견한 미군 조차도  
 
"이렇게 강한 의지력을 지닌 병사들과 싸우는 우리는 이길 수 없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니....... 
 
나중에 폭파 된 수문교 교량 가설을 위해 설치한 기계가 위험할 정도로 흔들리자 미국 공병 대장 패트리지는 중공군의 시신으로 비계의 틈을 메워서 수문교를 복구하고 그 교량 위로 차량이 지나갔다고 한다. 
 
중공군의 시체 위에 세워진 다리라니!  
 
그들은 9일 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아사와 동사로 전사하며 한국 전쟁에서 무엇을 위해 싸웠을까?
 
중공군은 왜 그토록 한국전쟁에서 전력을 다해 싸웠을까? 
 
책을 읽을수록 이 의문을 쉽사리 떨칠 수 없었다.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의 세균전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된다. 
 
"전쟁이란 결국 정치를 위해 벌이는 쇼에 불과하며 전쟁에서 고통을 당하는 것은 평범한 백성들이다" 
 
미군의 폭격에  온 몸에 불이 붙은 중공군은 마지막 순간까지 불붙은 몸으로 미국의 머리를, 허리를 껴앉고 함께 죽어갔다. 
 
그들이 죽는 순간까지 적을 끌고 들어간 이 희생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역사의 위대한 순간은 종종 이처럼 대의보다는 사사롭고 소소한 공명심이 숭고한 희생으로 종결된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어느 영국 병사가 
"우리가 한 거라 곤 살아남은 것 뿐입니다."고 하자
노신사는 이렇게 답했다.
"그거면 충분해." 
 
책을 읽고 있으니 중국인들에게 한국전쟁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큰 의문이 생긴다. 
 
앞으로 중국에서 항미원조에 대해 포장되지 않은 사실적 역사의 다큐멘터리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왜 그들은 한국 전쟁의 많은 부분을 숨기고 미화하는지? 
 
책을 읽으며 우리의 한국 전쟁의 기억에서 부재 했던 중국 병사들을 발견한다.
한편으로 그 이질적 기억 속을 들어가 본 시간은 불편한 진실과 동시에 새로운 창을 열어보는 시간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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