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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지금은 대체 어떤 세계인가/주디스 버틀러

이쁜 비올라 2023. 12. 19. 09:47

지금은 대체 어떤 세계인가?
What World is this?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의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의 책 한 권을 읽었다.  
 
팬데믹 시대의 정치에 대한 윤리 부분을 예리하게 파헤친 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운 여름날 이 책을 잡았는데 7월의 내 책 '챗gpt 국내 최초 10가지 인공지능 그림 그리기'

원고 작업으로 한창 밤샘 작업을 하던 시기라 읽다가 접어두었다가 이제야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긴다.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 및 퀴어 이론가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이 책에서도

일부 그러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그녀의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덕분에 주디스 버틀러를 검색하면

그녀의 성별에 대한 검색이 연관 검색어로 검색된다. 

 


 
그녀 또한 성소수자로  UC 버클리 내의 동료인 웬디 브라운과 20년간 동거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그녀의 강의를 들었던 경험이 있어 그녀가 책에서 시사하는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했었는데 책이 어려우면서도 지루하지가 않다. 
 
신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가지 상황과 연대해서 풀어놓기도 하고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펜데믹 시대 차별 받았던 삶의 사각지대에 있던 사람과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펜데믹 시대 경제우선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죽음의 정치'가 어떻게 특정 인구를

폐기 가능하고 애도 불가능한 이들로 만드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펜데믹이 우리에게 어덯게 윤리적, 정치적 계기가 되었는지도 증명한다. 
 
다양한 이론을 펼치면서 칸트와 샤르트르, 메를로퐁티와 같은

사상가들의 견해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녀의 글은 어려우면서도 중독성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종의 특권이다. 모든 이들이 그러한 공간적 환경조건을 만들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밀접한 거리에서 살아야만 하는 수용소나 보호시설의 경우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환경적 조건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펜데믹과 비극들, 그 비극을 다루고 이해하는 세계를 논하며

우리가 사는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사유하고 있다. 
 
그녀가 논의하는 사회의 정책과 이슈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보편적인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다양한 함축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논리를 펼치고 반박하고 사유하는 과정에

우리 사회가 세계가 조금은 생각을 확장해 가리라는 생각에 동참한다. 
 
펜데믹은 희망과 정말 모두를 가져왔다.
이 책은 펜데믹이 가져온 변화들이 우리에게 어떤 윤리적인 성찰을

도모하게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현상학과 비현상학에 대한 개념에서 출발해서 어떤 권력 역학이 당연한 것이 되었는지 밝혀내고

그것에 어떻게 대항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누구의 삶이 공적 애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누구의 삶은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가 애도 불가능하다는 감각을 갖고 산다는 것은 그가 폐기 가능한 이들의

계급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리고 기본적인 돌본 관련 제도들이

그를 그저 지나쳐버리거나 그러한 제도들에 대한 접근을 또다시 빼앗기게 될 때,

자신은 버려졌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펜데믹은 이제 지나갔을까?
어느 정도 펜데믹이 공포가 사라져간 지금이지만 
우리는 그 시기를 지나오면서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 속에서 만연했던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돌봄의 사회적 구조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은 대체 어떤 세계인가? 
 
책을 읽으면서 불평등은 범지구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녀의 이야기가 가끔 논란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개인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출하는 주디스 버틀러와 같은 이론가들이 계속 있어야 된다는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녀의 난해한 담론을 들어보며 새로운 생각들을 해 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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