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체험 ·이벤트/도서 서평

책 추천: 체육복을 읽는 아침/이원재 지음/정미소

이쁜 비올라 2023. 12. 24. 13:17

체육복을 읽는 아침 
 
몇 년 만인가?
자고 일어나니 소복이 눈이 쌓였다.
덕분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경험한다. 

 


 
사천 교육청에 근무하시는 장학사님으로 부터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정확히는 경상대 교육철학 박사과정 후배이기도 하다. 
 
그동안 짜여진 강의 일정을 마무리 하느라 읽지 못했던
책을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읽게 되었다. 
 
강원도에 있는 고등학교에 근무 하시는 국어선생님이 쓴 글이다.
별다른 의미 없이 읽었다가 글의 중반부터 공감으로 이어지더니
마지막에는 내 마음 속에 작은 감동을 안겨준다. 
 
교육 현장에서 근무 한다는 공통점이 이 책에 담긴 내용에 대한 공감과 소통에 한 몫 했을 지도 모른다. 

 


 
2학기 마지막 기말고사 시험 감독을 하면서 시험 날에도 3명이나 결석을 한 사실에 
우울했던 며칠이다. 
 
요즘 학생들과 소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스스로도 경험했기에
이 글들에 녹아있는 작가 이원재 선생님의 고뇌를 이해하게 된다. 
 
나 또한 매 학기 새로운 학생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신학기에는 나름대로 의기 충만해서 이번 학기에는 어떤 콘테츠로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를 전환할까? 고민하고 준비하지만
수업 중반으로 넘어가고 중간고사 시험 날에도 결석하는 학생이 생기면
스스로 자책한다.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지 못했나?
우리 때는 엄두도 내지 못한 시험날 결석이라니?
하며 스스로 며칠 괴로워진다. 
 
특성화 고등학교, 상업고등학교,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치며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책에 담아낸 이 책에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함께 고민해야 하는 많은 이야기가 녹아있다. 

 


 
삶에서 사춘기는 사실 참으로 짧은 기간이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가는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다.
그 시기에 어른들의 역할, 부모,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지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인지한다. 
 
전국 교육자들의 모임인 어느 학회에 참석했다가.
교육 과정에 명시되지 않은 창의적인 개인 수업 방식을
이단으로 몰아넣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공교육 보다 사교육이 더 낮겠다 하고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학생들을 위해 조금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려는 시도가
공교육에서 얼마나 위험적인 도전인지 경험해봐서 아는 1인으로
이원재선생님의 다양한 행보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공교육에  몸 담았던 1인으로 학교는 정해진 룰 외에 특별한 이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설프게 도전했다가 주위 동료들의 눈총을 받기가 십상이다.
승진하려고 하나?
귀찮게 왜 저래!
우리까지 동참해야 하는 거 아냐!
교무실의 수근거림은 젊은 교사의 의지를 싹둑 잘라버린다. 
 
그래서 오랜 기간 사교육에 몸담아 오면서
창의적인 수업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앞지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대학이란 울타리의 공교육으로 돌아왔지만
규칙, 기준 등을 강조하는 공교육은 피곤한 절차가 너무 많다. 
 
반 학생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때 그 얘기를 해주었으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태어나서 그렇게 울어본 기억이 없다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과연 우리는 삶의 어느 순간에서 놓친 많은 부분들을 
어떻게 지나갈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 보았다. 
 
온전한 가족의 울타리에 있지 못하는 아이가
학교 생활 중에 가출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을 멀리서 듣게 될 때
선생님 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어떨까?
참으로 마음이 착잡해지며 멍해지는 순간이다. 

 


 
선생이라는 이름을 달고 아이들에게 먼저 친구가 되어 주겠다는
이원재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부분 공감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낸다. 
 
나도 아이들에게 그들의 마음이 젖지 않도록 우산을 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반문하면서....... 
 
강원도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국어 수업을 하고 있을
이원재 선생님을 응원한다. 
 
당신 같은 선생님이 있어 그나마 아이들이
그 힘든 사춘기를 조금은 덜 힘들게 넘어갈 수 있다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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