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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내게 없던 감각/ 수전 배리/ 과학/ 김영사

이쁜 비올라 2024. 6. 4. 01:03
내게 없던 감각 
 
내 몸 에 없던 감각이 생기면 어떤 느낌일까?
우리는 책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접할 때 마다
가끔 아주 놀라운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어린 시절 사시 증상으로 세상을 입체가 아닌 평면으로 보게 된 이 책의 작가 '수전 배리'는
40대 중반에 새로운 치료를 통해 세상을 평면이 아닌 3차원으로 보기 시작했다. 
 
선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시력을 되찾게 되고 청력을 되찾게 된다면
그들 앞에 찾아 온 기적 같은 일을 행복하게 받아들일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새로운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릴 때 백내장으로 시각장애인이 된 어떤 사람은 중년에 백내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수술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병에 걸려 시력을 잃었다. 
 
30년 넘게 청력을 잃고 지낸 어떤 사람은 인공와우를 이식 받아서 소리를 경험하게 되지만,
소리를 듣게 된 후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 느낌에 압도되었다. 새로운 상황은 견딜 수 없었다. 
죽고 싶은 기분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왜 눈이 안 보이던 사람이 시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 귀가 안 들리던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무작정 반기지 않을까?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것과 처음 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난생 처음으로 시각이나 청각을 갖게 된 성인이나 청소년은 
새로운 감각이 오히려 그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그들만의 방식으로 본인의 장애에 적응해 왔기 때문에  
수술 후 시력을 되찾아도 보이는 것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계속 손으로 세상을 탐색하거나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면 새로운 감각 정보를 자신의 지각 세계에 병합하지 못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놀랐다.
생애 초기 중요한 발달 시기에 감각을 잃으면 평생 돌이킬 수 없는 감각 장애로 이어진다. 
 
이 책은 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소년 리엄과  청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소녀 조흐라가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수술을 받고 이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놀라운 신경과학의 세계를 들려준다. 
 
 
 


 
책에서 전해주는 놀라운 이야기에 완전 몰입해 버렸다. 
 
아기는 태어나 9분이 지나면 인간의 얼굴에 대한 선호를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생후 48시간이 되면 아기는 다른 여성의 얼굴 보다 어머니의 얼굴을 선호하는데,
이틀내에 아기는 자궁에서 듣던 엄마 목소리와 어울리는 얼굴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작가는 소년 리엄이 수술을 통해 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지켜본 세월 동안
어린 아이가 처음 세상을 발견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과 같은 신비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선천적 시각, 청각 장애인은 수술 후 쏟아지는 그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보이는 것,
들리는 것 같은 감각 정보에 압도되어 혼란을 겪게 된다. 
 
그들이 보고 듣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하고,
보이고 들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인간의 시각과 청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책을 통해 탐구하며
그동안 몰랐던 이 분야의 새로운 지식에 경이감이 들 정도다. 
 
 


 
세상에는 많은 오류가 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변화 시킨다고 하지만
이렇게 학문과 지식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자들이 있어
세상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책을 통해 놀라운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보고 듣는 것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간의 회복 탄력성과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오래도록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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