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
조선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석권, 젊은 작가상 수상 작가
전지영 첫 소설집 #타운하우스
총 8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된 타운하우스는 신인이라 믿을 수 없는 정연하고 섬세한 필체로
독자들을 끊이지 않는 의심과 불안의 세계로 초대한다.
선득한 긴장감이 흐르는 일상 속, 학교 폭력, 부대 내 사건 은폐 의혹 등 끊이지 않는 의문과
묘한 느낌이 소설의 첫 장부터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주말에 읽기 시작해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이틀 만에 완독했다.
도저히 궁금증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이야기 스토리, 소설가 특유의 필체로
점점 의문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불안과 불신, 의문 등 사람의 감정 중 내면적 실체를 수면 위로 떠올리며 알듯 모를 듯,
이해할 듯 하면서도 끝이 보이지 않는 작가의 내면 속으로 계속해서 몰고 가는 스토리 전개가
결국 뚜렷한 형체가 아닌 모호한 세계와 맞닥뜨리게 한다.
정답은 없다. 독자들의 생각과 상상에 맡긴다.
그래서 더 호기심 어린 공감이 형성되는 것일까?
책을 읽고 나면 뭔가 통쾌하기 보다 찝찝한 구석이 있다,
도대체! 그래서 ! 무얼?
의문이 생긴다.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것인가?
책을 읽다 뒤 페이지에 실린 해설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본다.
불안과 의심의 세계를 책 속의 화자는 이상할 만큼 침착하게 이어간다.
무언가 깨지고 부서졌음에도 그런 티가 나지 않는 세계,
온갖 요란한 조짐을 차분하게 서술하는 태연함에 독자는 더욱더 안달이 난다.
파열을 다루는 것이 단편 소설의 미학이라면 타운하우스는 독자로 하여금 파열이 발생하였는지?
도리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처음 소설 '말의 눈'은 학교 폭력 피해자인 딸을 국제 학교에 전학 시키러 온 낯선 섬의
타운하우스로 이사 온 엄마 '수연'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섬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며 조금씩 회복해가는 와중에 타운하우스에서 만난 학부모 '지희'의 딸이
학교 폭력 사건에 연루되면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수연의 딸 서아에게 증언을 요청하면서 불안은 시작된다.
소설 초반 분뇨 냄새로써 은은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말'은 마지막에 이르러 수연을 바라보는 응시의 주체로 옮겨간다.
수연이 덮으려고 했던 것은 무엇인가? 라는 반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쥐'에서는 군인의 아내가 익히 처하게 되는 조건을 혐오하면서도 곧 적응하며 살아가는
'윤진'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예정보다 일찍 복귀한 남편과 갑작스럽게 이사를 간 이웃 '선'!
이야기 초반부터 등장하던 '쥐'의 존재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맹점'은 어시장 상가 내에서 개업한 안과의 '은애'를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약물 중독에 빠져 요양원에 있는 남편, 어린 시절 아버지를 버텨냈던 어머니.
제약회사 영원사원 재복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장사람들의 백내장과 노안수술을 하기 시작하는 은애.
은애에게 수술은 돈의 필요성이 아니라 불법으로 행해지는 수술이라는 불안적 요소가
그녀게에 흥분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현실도피적인 삶, 살아 있는 기분을 가져다 주는 행위........
남편에 대한 가혹함과 대비되는 스스로에 대한 관대함. 그 편향이야말로 은애의 '맹점'이 아닐까?
'남은 아이'에서는 자신의 아들 '선우'를 학교폭력위원회에 가해자로 고발한 '태이'에게 집착하는
'나'가 화자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나'는
마침내 그 텅 빔을 인정하면서 '태이'에 대한 편집증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러나 완전한 해방은 없다. 진실이 존재하지 않듯 완전한 해방이라는 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운하우스에 수록된 단편소설은 견디는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이다.
더불어 삶을 지켜내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끊임없이 독자에게 질문하고 의문의 세계로 기꺼이 독자를 끌어들인다.
읽고 나서도 뭔가 석연치 않은 이해가 수반되는 찜찜함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각자의 해석으로 남겨둔다.
책에 몰입했던 주말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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