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움큼의 외로운 영혼들
야수의 심장을 지닌 예술가가 사라진 자리를 무해한 표정의 디제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 책 작가의 서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범상치 않은 철학적 향기가 있는 글귀에 책 내용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결론은 이렇다.
한 분야에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어느 정도의 방대한 지식의 아카이브가 있어야 하는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웅들에 매료된 작가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영화 이야기다.
지극히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다.
"우리가 단 하루만이라도 영웅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붙잡은 하루는
영원히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고 노래한다.
시간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영웅이 되는 것이지만,
그 영웅으로서의 시간은 하룻밤이라는 실제 시간과 그것이 각인되는 영
원이라는 시간 사이에 매달려 있다.
영웅은 영원과 사라짐 사이에서 투쟁한다."
글을 읽으며 작가가 궁금해 졌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비평의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행보를 엿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젊은 세대의 작가의 글이 난해하면서도 점점 몰입되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나는 이런 류의 글을 좋아한다.
책을 읽다 글귀가 이해가 안되어 다시 앞으로 넘겨 읽기를 반복하는 시간이
오히려 즐거움으로 다가온 것은 책을 통해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의 손과 사랑하는 여자가 입 맞춤하는 남자의 손은 같다."
영화에는 마술 같은 힘이 있다. 이중의 의미를 부여해 그것을
별종의 아름다움을 지닌 사물로 보이도록 한다.
영화를 얼마나 파고 또 파면 이러한 느낌의 글귀가 나올까?
아니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한 꼭지에 머물러 생각을 하고 또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소재는 비극이며, 지난 세기를 풍미했던 미국 영화다.
누아르와 하드보일드 장르에 때로는 클리셰와 멜랑꼴리가 있다.
책을 읽으며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의 세계관이 궁금해 졌다.
상상를 초월하는 잔인성을 영화에 담아내는 감독은 도대체 그것을 어디서 가져오는 것일까?
영화의 색깔과 감독의 색깔은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을까?
에서 사랑은 기술하기 어려운 것일까?
사랑은 언어나 이미지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일까?
책에서 사랑의 매혹 과정은 보다 쉽게 묘사할 수 있으며
사랑은 아름다움과 파멸의 교환이라는 숨겨진 의미를 담아내기도 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보편적 독자들은 영화를 통해 슬픔, 기쁨, 감동을 느끼고 보이는 그대로 생각하고 접고 넘긴다.
영화평론가의 시선은 정말 남다르다.
주인공 손 마디 하나 하나, 사물의 순간마져 놓치지 않는다.
작가는 유독 영웅에 관심을 보인다.
20세기의 예술이 추구하는 무드 속에 숨은 영웅주의를 다룰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비천한 세계를 끌어안으며 순수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데서 영웅의 멋이 나온다고.
20세기를 매력적으로 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렇다고 과거에 집착하고 안주하지도 않는다.
영화를 이렇게 세밀하게 분석하고 사유하는 직업이 영화평론가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게 만드는 책이다.
어떻게 그러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부럽다.
작가의 필체도 크게 한 몫 했을 것이고, 그의 방대한 지식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영웅 시리즈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해석해 주는 책이 있으니 또 얼마나 다행인가!
영화평론가의 시선으로 따라가 본 영화 이야기다.
그렇지만 범인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글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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