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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장애시민 불복종/변재원/창비

이쁜 비올라 2023. 8. 13. 13:36

장애시민 불복종 

 


 
이 책은 사회 구성원이지만 비장애인들이 애써 외면했던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았다. 
 
몇 해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다리 골절상을 입고 2개월 넘게 오른쪽 다리 절반을 깁스를 하고

잠시 휠체어를 타고 살았던 적이 있다. 
 
활동량이 많았던 나의 일상은 깁스를 하는 순간 모든 일상은 멈추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통원 치료도 힘들었고 매번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웠고 그런 나날이 지날수록 그동안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것이

부질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 다리의 불편함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짐을 느끼는 나날이었다.
그때 평생을 장애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힘들었던 순간을 생각하며 
그들을 생각했고 대중교통의 높은 문턱을 원망했다. 
 
다리 재활이 끝나면 장애인들의 삶을 다시 돌아봐야겠다고 그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재활을 끝내고 나는 다시 일상에 복귀하고 
그 일은 차츰 바쁜 일상에 밀려 잊혀져 가고 있었다. 
 
책을 읽고 인간의 간사함, 아니 나의 간사함에 잠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책은 장애를 가진 작가가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인권 운동의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장애인에게는 대수롭지 않았던 많은 일들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고통과 상처의

시간이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장애인들의 동정이 아니라 함께 연대해 가는 사회라는 것을! 
 
작가는 교환 학생으로 신청해서 갔던 엘리베이터가 없는 대학교 4층 강의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수강 신청을 취소해야 했고, 배낭 여행을 갔던 공항에서의 항공기 탐승 거부 사건으로

사회에 만연한 장애인들 대상의 폭력적 저항과 마주해야 했다. 

 


 
비장애인들은 상상도 해보지 못한 사안들이다.
온 몸이 전신 마비인 상태에서 경찰서의 참고인 조서 통지서를 받은 장애인들은 
경찰서 문 앞까지 갔으나 계단 때문에 조서를 받지 못하고 돌아서 왔다. 
 
선거 때만 반짝하는 장애인 정책들은 선거가 끝나면 사라진다.
그들을 대변해서 나설 비장애들은 없다. 
 
결국 모든 것은 소수의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하나씩 바뀌어간다. 
 
'투쟁' 이란 단어가 그들에게는 삶의 연결이고 희망이다. 
 
그는 책에서 투쟁 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한다. 

 


 
투쟁, 데모! 
비장애인에게는 폭력적인 불편한 개념들이 그들에게는 희망이 되기도 한다.
평생 집 밖을 나서보지 못한 시설에 있던 장애인들은 투쟁과 데모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집결하는 자리를 통해 바깥 세상으로 나온다. 
 
우리 나라 인구의 10%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우리는 알고 있었나? 
 
누군가는 선천적 장애를 가진 이들도 있지만 
후천적 사고로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평생 장애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동정하는 마음보다 그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생각을 보태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을 위하는 일 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작가는 2년 여의 전장연 활동을 마치고 교통사고로 인해

이어지는 통증 치료를 위해 그곳을 잠시 떠났다. 
 


그가 남긴 글의 한 부분이 오랫도록 남는다. 
 
"평화는 결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행위 그 자체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평화는 매 순간의 사투 속에 존재할 뿐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울컥하는 감정들이
우리가 지향하던 평화의 의미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돌이켜보면,
시끌벅적했던 모든 시간이야말로 
진짜 평화의 순간이었다." 
 
무언가를 위해 투쟁하는 시간
무언가를 위해 간곡히 바라는 시간
결과는 실패로 끝나든 , 성공적으로 끝나든
사회의 모든 곳에는 지금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모두들 대표해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정책도 계획도 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한다. 
 
삶에서 부끄러운 사람으로 살아가지 말자는 다짐을 해 본다. 
 
전장연의 용기 있는 투쟁을 응원한다.
민주주의의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 시민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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