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으로/아들의 해병대 생활(1157기)

아들 면회 가던 날 [2012년 9월29일 - 30일]

이쁜 비올라 2012. 10. 4. 01:04

 

 

7월말 일병 정기 휴가를 나오고 상병 될때까지

이제 휴가가 없어 포상 휴가라도 받는 다면서

그동안 한자 시험, 양식 조리사 시험, 해양 안전 요원 시험등

군에서 할 수 있는 자격증 시험에는 무조건 도전하는 아들에게

모처럼 시간이 나서 1박2일 면회를 갔다.

10일전에 청룡회관에 예약을 하고.......

아들의 준비물도 챙기고........

1박2일간의 외출인데도 아들을 위한 짐이 또 한가득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들은 1박2일의 스케줄을 열흘 내내 짜 놓고 있었다.

무엇을 먹고 뭘하고 영화는 어떤 걸루 볼 것인지 까지.......

포항 CGV에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고 나서

이마트로 이동해서 잠시 식품 코너에서 시원한 우동 한그룻......

영화를 보기전 아들이 좋아하는 피자를 시켜  한 조각 먹었는데

어떻게나 속이 거북한지.....

이 우동 한그릇에 .....

 

 

여기는 청룡회관내 아들과 하루를 지낼 방안이다.

 

 

청룡회관에는 처음 와 보았는데

경주에 있는 오래된 리조트 보다 방도 크고 욕실도 크고 무엇보다 사용료가

너무 저렴하다.

1박에 30,000원이라니.......

시설에 비해 말도 안되게 저렴한 숙소이다.

물론 군인 아들 덕택이지만^^

 

 

청룡회관 갔다오신 분들이 전망이 너무 좋다고들 하는 얘길 들었는데

숙소 테라스 창문을 열어 젖히면 이헐게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볼 수가 있다.

 

 

포항엔 해병대가 있어서 그런가.......

포항의 바다는 웬지 용감하고 씩씩한 남성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것 같다.

내가 사는 통영의 바다는 그저 조용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포항의 바다는 변화무쌍함까지 느껴진다.

 

 

저 아래 방파제에선 낚시꾼들이 고기를 잡는 모습도 보이고......

 

 

아들의 얘기에 의하면 우리 해병이들이 여기서 전투수영을 한다고 하는데

 검푸른 강한 파도가 출렁이는 포항의 바다 만큼이나

아들도 이곳에서 더욱더 단단하고 용맹스러운 대한의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겠지......

 

 

아침일찍 부산 동생집에서 출발해 3시간을 달려 아들을 만나고 또 영화관이다......

식당이다....마트다......아들을 따라 다니다 보니 피곤했던지

청룡회관에 도착하자말자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벌써 시계가 밤 8시........

일단 내가 유일하게 보는 주말 연속극 하나를 보고

아들과 같이 아들의 선임이 맛있다고 추천해 준

포항터미널 부근에 있는 선산곱창이란 곳을 갔다.

 

 

 

예전에 아들이 수능시험을 치고 한달간  막창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아들을 맡겨 놓은것이 미안해 잘 먹지도 못하는 막창을 몇번씩이나 먹으러 갔다가

나중에 아들과 같이 심하게 배탈이 나서 3박4일을 고생했던 기억이 나서

막창과 곱창을 먹으러 갈땐 미리 마음에 준비를 하고 간다.

 

모처럼 아들이 막창, 곱창 타령을 하며 먹고 싶다고 하는데

안갈 수도 없고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어 도착한 곱창집.......

 

아들과 같이 한점씩 먹다가 보니 전에 3박4일 고생한 기억은

싹 잊어버리고 신나게 아들이랑 맛있게 먹었다.

물론 뒷날 오전내내 고생했지만 ^^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면서......ㅎㅎ

 

 

30일날 아침 아들과 함께 청룡회관 주변을 돌아보며 산책을 했다.

청룡회관은 생각보다 주위 경관이 너무 수려하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공기가 너무 좋은 것 같아 정말 좋다.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와 보고 싶은 청룡회관!!

객실수가 많지않아 성수기때는 예약이 어려울 것 같지만.....

 

 

지난번 면회때는 객실이 다 차서 예약을 못했었는데

이번에 와 보니 지하에 편의시설도 다 있고 꽤 괜찮은 곳이다.

 

 

아들과 같이 지하 1층에 있는 목욕탕과 편의점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서

바다 구경도 하고 아들 이야기도 듣고.......

 

짧은 민간인 생활이 너무 즐거워 미소가 절로 나는 우리 아들.....

 

 

아들이 선택한 해병대 덕분에 나에게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나또한 지금은 열렬한 해병대 팬이 되었다.

우연히 들어간 가게가 해병대 출신 가게라면 무조건

그곳 단골이 되어주고........^^

 

 

오전의 포항 바다는 어제 저녁과는 달리 평화로워 보인다.

 

 

주차장에 보니 간밤에 손님들이 꽤나 온 것 같다.

 

 

이제 오늘 오후면 다시 씩씩한 해병이로 돌아갈 우리 아들

지금은 엄마랑 마음껏 즐겁게 지내자 ^^

 

 

 

청룡회관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이렇게 한장의 사진으로 남겨본다.

아들이 포항에 있는 한 또다시 오게 되겠지......

 

 

포항의 12대 명물중 하나라는 포항 롯데 시네마가 있는 골목........

오전이라 가게들도 문을 다 닫고

아들과 같이 저 끝까지 걸아다니며 구경해 보았다

 

 

어제밤 곱창을 먹은 후 배탈이 난 나는 화장실을 들락 거리는데

아들은 아침부터 인스턴트 식품으로........

정말 식성하나는 좋아서 다행인건지......

 

 

캐릭터 인형이 나오면 엄마 한번 사진 찍어봐 하는 울 아들^^

 

 

롯데시네마에서 테이큰 2 영화 티켓을 끊어놓고 대기하면서

아들은 열심히 탭으로 SNS도 하고 게임도 하고

군에 가도 여전하네.......

 

영화를 보고 나오니 벌써 시계가 저녁 6시가 다 되어간다.

하루가 정말 빨리 지나간다.

 

 

아들과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어제밤 먹었던 곱창집 맞은편의

고기집으로 왔다.

 

 

아! 1박2일동안 실컷 놀았으니깐 이제 군에 가서 열심히 생활해야지......

하는 아들의 눈가가 조금 빨갛다.

 

어릴때부터 여자애들 처럼 눈물이 많아 늘 걱정했는데

아직도 여전하다......

 

이제 또 11월에 포상 휴가도 나올거고 2월달엔 상병 휴가도 있고

엄마가 또 연말에 면회 한번 올건데 뭐가 걱정이냐고

위로를 해주지만........

 

대한민국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어떡하냐.......

 

멋진 해병으로 나라를 위해서

부모를 위해서 장차 너 자신을 위해서

오늘 너의 수고가 훌륭한 사회의 한 시민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 될거라

엄마는 믿는단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이별이 있으면

또 다시 만남에 대한 희망을 가지거라 아들아......

 

엄마는 세월이 너무 빨리간단다.....

 

너에게 있어 지금 이 시간은 너무나 긴 시간이지만

훗날 지금의 수고가 너에게 멋진 훈장이 되리라고 엄마는 믿는다.

장한 울 아들 일병 박성한 힘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