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지구 한바퀴/대만

[대만여행]가파른 계단과 골목 그리고 홍등이 있는 주펀

이쁜 비올라 2013. 1. 17. 04:01

 

 

타이완을 여행 다니면서 느낀점  중의 가장 큰  깨달음은

정말 우리나라는 복 받은 나라라는 사실이다.

 

8일의 타이완 여행중 비가 안오는 날이 하루도 없는 타이완의 겨울 날씨......

아마도 나의 타이완 다음 여행 일정의 필수품은 장화가 될 것 같다.

 

 

주펀을 가던 날은 그동안 비가 와도 용감무쌍하게 견디어내던

내 가죽 부츠에 드디어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타이완의 하늘에 구멍이 난 것 마냥 하루종일  비가 쏫아지는 그런 날이었다.

 

 

신발 가득 물이 들어가

걸음걸이조차 엉쩡쩡한 그런날 .......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주펀의 골목길을 헤집고 다녔다.

 

 

진과스 황금박물관을 먼저 구경하고 택시로 이곳 주펀으로 왔는데.....

사진에 보이는 세븐일레븐 사이 골목 여행이 주펀 여행의 시작이다.

 

 

 

손에 손에 쇼핑한 물건을 두손 가득 들고 있는 여행자들 사이로 우리는 주펀의

재미있는 골목 여행을 시작하였다.

 

 

타이완을 오기전 인터넷 카페등의 타이완 글들을 통해

타이완 여행지 중 꼭 가보와야 할 곳 이라는 여행 선배님들의

조언이 없더라도 주펀의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는 순간

와우!! 이곳은 여행자들의 필수코스라는 걸 금방깨달을 정도로

이렇게 비가 억수같이 쏫아지는 평일날에도

주펀의 좁은 골목길은 우산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세븐일레븐 옆 작은 골목길...즉 주펀 여행의 시작이 되는 이 골목길은

지산제 또는 라오제(옛거리)라고 불리는데......

 

 

전통을 자랑하는 오래된 식당부터, 주펀의 명물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

 

 

특색있는 기념품 상점들이 숨 고를 사이없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가파른 골목과 계단의 도시 주펀은 타이완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허우샤오셴의 유명한 영화 <비정성시>의 일부가

이곳에서 촬영되면서 타이완 현재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는데

ㅠㅠ 난 온에어를 보질 못해서.....

 

 

이 마을은 오래전 아홉 농가만이 살고 있어 주후(9)라고 불렀다고 한다.

 

 

외부에서 물자를 조달해 오면 9가구가 사이좋게 9등분 한다하여

주펀이라고 불리기 시작한게 현재의 마을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주펀이란 이름에 담긴 사연 또한 알고 나니 주펀이 더욱더 정겨워지기 시작한다.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주인아저씨가 직접 상점에서 흙으로 빚어 만든

도자기 오카리나들인데 ......

 

 

주인 아저씨께서 직접 불러주는 한국의 가요와 동요를 듣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가게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인심좋은 주인 아저씨의 오카리나 연주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아이들과 같이 작은 오카리나를 하나씩 구입했다.

 

 

미니 조리 열쇠고리인거 같다....

 

 

행정상으로는 루이팡취에 속하는 이 조용한 산골마을은 1920-1930년대

금광이 발견되면서 일확천금을 꿈꾸며 찾아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골드러시를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기회의 땅을 찾아온 타지인들이 정착하면서 찻집과 매음굴, 많은

공연장들이 생겨 한때는 샤오상하이(작은 상하이라)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주펀의 좁은 골목에는 당시에 지어진 목조건물들이 처마를 맞대고 줄지어 있으며

많은 집들이 관광객들로 인해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며,

지금은 전망좋은 찻집으로 변모해 있다.

 

 

무엇보다 야경으로 유명한 주펀은

밤이되면

푸른바다 멀리반짝이는 야경과 산의 경사면을 따라 홍등이 붉게 켜지면서

그 옛날의 부귀영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것 같아

마치 시간이 멈춘 도시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주펀의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보기 위해 수취루의 반대편 계단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계단을 조금 올라가다 보니 중간에 석가모니를 비롯해 유명한

사람들의 형상을 본뜬 가면들이 벽면 가득 걸려있다.

 

 

이곳은 니런우구이롄관(니인오귀검관)으로 주펀에서 해괴한 귀신 가면을

만들고 있는 우즈창씨의 개인 박물관이라고 한다.

 

2006년 8월에 문을 연 이곳에 흙으로 빚은 두상과 마스크가 가득하다.

한눈에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중국 유명인물 시리즈, 한번 보면

꿈에 나올까 두려운 해괴한 표정의 구신 마스크등

약1,3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입장료가 30(타이완달러)있다.

 

 

주펀 골목 여행길에서 안 먹으면 후회한다는

화성쥐안커빙치린!!

종이처럼 얇은 전병위에 대패로 곱게 간 땅콩가루를 듬뿍  뿌리고

아이스크림을 한덩어리 얹어 크라페처럼 둘둘 말아 먹는데.....

이 땅콩말이 아이스크림의 맛을 한번 보고 나면

손이가요 손이가라는 tv광고 멘트가 절로 나온다^^

 

 

이곳은 탈 박물관을 지나 계속 위로 올라오면 있는

주펀의 명물 음식중의 하나인 라오유하오위위안을 파는 가게

 

 

좁은 골목 사이로 사람들이 단팥죽 같은 음식이 담긴 차판을 들고 오가길래

조용히 그들을 따라가 보았더니

주펀의 명물  라오유하오위위안이 나온다.

 

 

음식을 들고 사람들이 부지런히 오고가는 길을 계속 다라와 보니

음식을 만드는 주방 같으곳으로 들어와 버렸다 ㅎㅎ

 

 

타로토란, 감자, 호박, 고구마 등을 곱게 반죽하여 둥글게 빚어 끓힌 후

시럽에 담가 먹는 주펀의 최고 명물 음식

 

 

가게에서  라오유하오위위안을 사서는 이 식당의 뒤쪽에 있는

주펀 마을의 전망을 볼 수 있는 테이블로 이동해서

한입 가득 먹어 본다.

 

우산을 쓰고 돌아 다녔지만 워낙 많은 비가 와서

겉옷과 신발이 다 젖은 우리들에게 따뜻한

 이  라오유하오위위안 한 스푼은 비를 맞은 우리들의 몸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라오유하오위위안을 먹으면서 바라본 주펀 마을 풍경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을 통해 주펀의 대표 이미지로 종종 소개되는 유명한

계단......

처마가 맞닿을 듯 2층 건물들이 마주보고 있는 이 좁은 돌계단길이 수치루이다.

해가 지면 계단을 따라 층층이 걸린 홍등에 하나둘 불이 켜지면서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은 한층 운치를 더한다고 한다.

 

특히 이 계단에 있는 찻집은 영화 <비정성시>의 촬영지로 이둉되었던

찻집들이라서 이 계단은 관광객들이 유난히 붐빈다.

 

 

 

수취루를 지나면서 본 가게들.....

 

 

날이 점점 어두워지면서 가게의 홍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불켜진 홍등이 가득한 주펀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비가 더 많이 쏫아지는 바람에 타이베이로 돌아갈 일이 걱정이다.

 

 

 

주펀 야경을 보는 것을 포기하고 우리는 걸음걸이에 더욱더 속도를 높이며

수치루를 빠져 나오고 있었다.

 

 

진과스에서 타고 왔던 노란 택시정류장이 보인다.

 

 

수치루 계단을 너무 많이 내려와 버린 모양이다.

중간에 옆  골목으로 빠져서 나와야 하는데 ㅠㅠ

 

 

화장실을 가는 아이가 있어서 일행이 둘로 나뉘어 졌다.

수라와 나는 수취루 계단을 너무 많이 내려와 버려서 다시금 왔는길을

되돌아 가고 있다.

저 위편에 타이베이행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주펀에는 주펀의 환상적인 야경을 보러오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주펀 곳곳에 이런 민박집(민쑤)이 많다.

 

 

빨간색 벽돌의 2층집도 민박집인거 같다.

민박 푯말을 집밖에 걸어 두었다.

 

 

버스 정류장을 잘못 찾아 수치루에서 언덕 저아래로 내려오니

이런 절 같은게 있었는데......

절인지 사원인지?......

 

 

절 앞에 난 계단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오면 이런 건물도 있구.....

 

 

이 절도 유명한 곳인지 비가 오는데도 절 앞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버스 정류소에서 1062번 버스를 타면

타이베이 시내로 갈 수가 있다.

 

 

1062번을 타면 타이베이시내로 들어가는데 이지카드에 잔액이 있으면

이지카드를 이용하면 되고 우리는 이지카드 잔액이 부족해서

현금을 주었는데 1인당 주펀에서 타이베이까지 가는데 버스 요금이

한국돈 4,000원 정도였던것 같다.

 

 

버스를 탈때 요금을 지불하면 운전기사 아저씨께서 이 표를 하나씩 주는데

타이베이시내에서 내릴때 이 표를 기사 아저씨에게 다시주면 된다.

기사 아저씨와 언어 소통이 잘 안되어서 비 오는데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의

항의 소리 아닌 눈치를 얼마나 받았던지......

암튼 그러한 기억들도 여행의 소중한 추억속 저편으로.....

 

쏫아지는 비 때문에 주펀의 홍등이 밝혀진 야경을 못 보고 온게

못내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