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으로/아들의 해병대 생활(1157기)

해병대 아들 면회가던 날(2013년5월4일-5일)

이쁜 비올라 2013. 5. 7. 12:42

 

 

5월14일 아들 생일이기도 하고 그동안 토요일 마다 있었던 중학교 오케스트라 현악반  지도 수업도

학생들 시험 기간이라 휴강하는 날이고 해서 모처럼 시간을 내어서 아들 면회를 갔다.

 

 

5월3일 금요일 학원 수업을 다 마치고 출발해서 포항 청룡회관에 도착하니

시간이 벌써 밤 12시를 넘기고 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대충 챙겨서 1사단으로 갔는데 오전 8시 20분경이었는데도

벌써 면회 온 가족들로 1사단 정문 앞이 북적거린다.

 

면회 신청을 하고 10여분을 기다리고 있자니 1사단 저 언덕위로 아들의 모습이

보인다.

 

 

청룡회관으로 다시 돌아와서 간단한 민간인 복장을 한 아들과 함께 오어사에 갔다.

그동안 아들이 해병대 입대를 하고 이번이 꼭 6번째 포항 방문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포항시의 관광지를 검색하다 이곳 오어사를 알게 되었다.

 

 

오어사는 1400여년전 원효대사와 혜공선사의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으로

유명한 선인들이 거쳐간 곳이라 그런지 오어사가 들어서 있는 운제산으로 가는 입구 부터

많은 관광 차량들로 북적인다.

 

 

오어사는 신라26대 진평왕대에 건립된 사찰로 원래는 항사사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신라의 고승 원효와 수도를 하다가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생환토록하는

시합을 하였는데 두마리 중 한마리가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

서로 자신이 살린 고기라고 하여 이때부터 나 오 (吾) 고기 어 (魚)를 써서

오어사 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찰 내부는 극히 평범해 보였지만 경치 좋은 운제산 자락에 위치한 오어사는

평화롭기 그지없어 보인다.

 

 

아들과 함께 경내를 한바퀴 돌며 오어사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며 점심 나절을 보냈다.

 

 

이 다리를 건너 200m 올라가면 자장암이 있다고 하는데 자장암 까지는 가지 못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구룡포로 향했다.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니 자장암에서 내려다 본 오어사와 오어사 앞 오어지의

전경이 너무 좋아서 자장암까지 가지 않은 것을 후회했었다.

 

 

구룡포로 들어서는 길목에 위치한 대게 직판장에서 점심으로 대게를 먹었다.

아들이 면회 나오면서 적어온 리스트 목록 대로 면회 첫날 점심으로 대게로 ^^

 

 

1층은 대게 직판장이고 2층은 대게를 삶아서 먹을 수 있게 공간이 마련된 곳이었는데

통영에서 kg당 40,000원 정도 하는 대게를 이곳에서는 반값 가격으로 먹을 수가 있어서

모처럼 대게를 푸짐하게 맛 보았다.

대게 외에는 별다른 반찬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게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구룡포 호미곶으로 왔다.

통영에서도 늘상 보는 바다지만 포항 구룡포의 바다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금요일 저녁 포항으로 올때는 비가 억수 같이 쏫아졌는데 5월4일 토요일은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나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모처럼 아들과 시원한 바닷바람도 느끼면서 여러가지 얘기들을 나누었다.

 

 

지난 여름 중국 위해를 갔을때  산동반도의 동쪽  끝자락인 성산두를 갔었는데

이곳 호미곶도 지도상으로는 우리나라의 꼬리부분이다.

 

 

저멀리 작은 섬? 바위에 태극기가 휘날린다.

 

 

등대박물관을 지나서

 

 

새천년 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구룡포 앞 바다는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싹 날려주는 것 같다.

아무렴 아들과의 즐거운 시간이라......

 

 

이곳 호미곶은 2번째로 왔는데 작년에도 5월 이맘때쯤 아들 면회를 와서 들런 곳이다.

 

 

새천년 박물관 전망대에서는 바라다 본 호미곶 풍경

 

 

화창한 날씨 탓에 관광차들도 많이 들어와 있다.

 

 

구룡포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청룡회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축협에서 운영한다는 참품한우에서 저녁을 먹었다.

 

 

아들이 가져 온 리스트에 토요일 저녁은 한우라고 적혀 있어서 ^^

 

 

사실 난 점심도 너무 많이 먹고 중간 중간 군것질도 한 탓에

입맛이 전혀 없었는데 낮에 그렇게 먹고도 고기 타령을 하는

아들 덕분에^^

 

 

포항시내 홈플러스 7층에서 사온 슈니쿠켄

슈니발렌이라고도 하는 독일 축제과자로 이 작은 망치로 두들겨서

과자를 부셔서 먹는다.

슈니쿠켄을 발견하자마자 아들 왈 "청담동 과자"다.......

아들이 서울에서 학교 다닐때 슈니쿠켄이 너무 비싸

또래들 사이에는 청담동 과자로 통한다나.....

암튼 하나에 \3600했는데 개업 기념으로 4개를 구입하면\9000 상당의

나무 망치를 사은품으로 준다고 해서 이렇게 4개를 샀다.

 

 

일요일 오전 청룡회관에서 늦게 짐을 꾸려 나와서는 어제 오어사 가는 길에

늘어서 있던 백숙집으로 왔다.

 

 

산모롱이라는 식당이었는데 사실 이곳에 백숙을 먹으러 왔었는데

백숙 조리 시간이 한시간 걸리기도 하고  오전에 주섬주섬 군것질을 한 탓에

모두 입맛이 없어서 간단한 더덕주와 해물 파전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아들 왈 오늘 점심 메뉴는 본인의 리스트에 백숙이었는데

배 불러 못먹어서 아쉽다는둥.......

군대에서 1년 넘게 있다보니 먹는 쪽으로 완전 발달.......

 

 

포항 홈플러스 7층 CGV에서 아이언맨3 영화를 보았다.

아들은 오늘 저녁이면 다시 군에 들어가야 된다고 마지막 남은 시간을

열심히 즐겁게 보내야 된다고 난리인데 아들 따라 계속 다니다 보니

너무 피곤해서 난 영화가 시작된 초반에 코 까지 골면서 자다가

영화가 중반쯤 진행된 시점에서야 눈을 뜨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다행이 3D 영화다 보니 특수 안경을 낀 탓에 내가 졸고 있는 줄 아무도 눈치 못챈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아들의 마지막 리스트에 적힌 목록 대로

우린 아웃백으로 왔다.

 

 

사실 어제 부터 내내 느끼한 음식들을 먹어서 오늘 하루 매콤한 음식이 먹고 싶었지만

이렇게 맛있게 먹는 아들 앞에서 차마 ㅠㅠ

 

 

성한이는 항상 스테이크를 레어미듐으로 먹는데

난 도저히 한점도 먹질 못하겠다.

타고난 육식 체질의 성한 ........

 

 

쉬림프& 체다 포테이토 그리츠

포테이토 매쉬 위에 쉬림프와 브로컬리 치즈와 함께 녹여낸 음식인데

매콤한 음식을 더욱더 갈망하게 하는 메뉴였다.

 

 

면회 올때 마다 이렇게 마지막 식사 시간은 아쉬움 속에 지나간다.

이제 아들 제대도 앞으로 5개월여.......

나도 이제 포항 올 일이 없겠지

아들 덕에 태어나서 한번도 오지 못했던 포항을 6번이나 오고.......

이제 포항 지리도 대충 눈에 들어오고

포항이 막 정다워지려고 하는데.....

 

어둑어둑 해가 지는 오후 8시가 가까운 시간에 아들을 1사단 정문 앞에서

내려다 주었다.

어느새 차 안에서 군복을 갈아입고.......

정문 앞에서 간단한 검사를 마친  아들이 저 멀리 1사단 언덕위로 사라져 간다.

 

불사조 동산 카페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당첨이 되면

7월달 쯤 포상 휴가를 올려나......

 

언제나 그렇듯 이별은 아쉬움과 함께 또 다른 그리움을 가져다 준다.

이별하는 연습을 지금 부터 해 두어야 겠지

언젠간 품안에서 떠나갈 아들과의 이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