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4

책 추천: 마주/최은미 장편소설/창비

마주~ 최은미 작가의 장편 소설 #마주 한여름의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저녁 퇴근 후 무심코 잡았던 책인데 밤을 꼬박 새게 한다. 이야기의 전개가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내용으로 연결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 묘사가 현실과 너무 흡사하다. 잠시 잊고 있었던 2020년 여름과 겨울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그렇게 바꿀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 그때의 순간들이 다시금 이야기를 통해 소환되는 느낌이다. 책 속에서 수미는 코로나 확진자가 되어 두 달 동안 세상과 격리가 된다. 주인공 나리의 기억 속에 있는 시큼한 냄새의 정체는 어린 시절 살았던 충청남도 여안의 이웃집 만조 아줌마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묻어 나온다. 비탈길에 일구어진 사과밭과 결핵 환자들의 집단 마을 딴산 그리고..

[책 추천] 센티언스: 의식의 발명/니컬러스 험프리/

센티언스: 의식의 발명 현상적 자아 라는 특별한 개념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사실 책의 난해함에 한 페이지를 몇 번 식이나 읽는 작업을 했다. "내가 느끼는 나는 과연 어떤 나일까?" 빨간색 사과를 보면서 '빨강'을 느끼는 나를 인식하는 현상은 정말 자연스러운일이지만 여기서 수많은 철학적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책을 읽으면서 보편적 사람들이 느끼는 난해함과 한편으론 흥미로움 속에 다양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감각질 혹은 퀼리아란 내적 자각에서 대해서도 전문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이었고 현상적 자아, 현상적 의식 이란 생소한 개념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세상에는 실증하기 어려운 주제들이 너무 많다. 어려운 분야일수록 사람들에게 외면 당하지만 누군가가 외면하는 그러한..

[책 추천] 장애시민 불복종/변재원/창비

장애시민 불복종 이 책은 사회 구성원이지만 비장애인들이 애써 외면했던 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았다. 몇 해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다리 골절상을 입고 2개월 넘게 오른쪽 다리 절반을 깁스를 하고 잠시 휠체어를 타고 살았던 적이 있다. 활동량이 많았던 나의 일상은 깁스를 하는 순간 모든 일상은 멈추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통원 치료도 힘들었고 매번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자신이 한심스러웠고 그런 나날이 지날수록 그동안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많은 것이 부질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 다리의 불편함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짐을 느끼는 나날이었다. 그때 평생을 장애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힘들었던 순간을 생각하며 그들을 생각..

책 추천 : 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남궁원 에세이/모모북스

내일은 더 반짝일 거야~ 휴가니깐~ 잠시 일은 미루어 놓고 읽고 싶은 책 한 권 읽자! 하고 잡은 책인데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 준다. "다툼이 생겨 어색한 시간이 흐를 때 어느새 먼저 다가와 사과하며 기분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라......" 내가 늘 생각했던 글 귀를 딱 발견했다. 우리 삶의 대부분의 일상이 사람과의 소통이다. 요즘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하는 여러가지 기사들을 보면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생각들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 다른 사람 일은 관심도 없으면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라고 생각하면 참지 못하고 고소 고발하는 사회 남에 대한 배려, 용서, 사과, 반성 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다. 이기심이 만연한 세상이다. 내가 먼저 사과하면 죽는 줄 아는 현재의 많은 부분들이 너무나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