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15

책 추천: 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주말에 잡은 책인데 책 중독 버릇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달리게 한다. 책의 저자 서미현 작가는 50살이 되기 전 49세에 오랜 직장 생활과 이별하고 퇴사한다. 100세 시대라고 해도 50의 고개를 넘게 되면 보편적인 시각에서는 사실 이제 나이 든 사람의 대열에 서게 된다(개인적인 생각) 저자는 오랫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독신이며, 지금은 몸이 아픈 노모와 단 둘 이 살고 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을 색 안경으로 보던 시선도 있었지만 시대는 변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다. 단지 저 출산 문제가 나라의 큰 고민거리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나 또한 독신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직장을 퇴사하고 약간의 프리..

동화책 추천: 속지 마! 왕재미/ 과학 동화/ 창지

속지 마! 왕재미 지구 온난화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다영작가의 과학 동화 한 권을 읽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학생들과 독서캠프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관련된 책이 나왔다고 하면 귀가 솔깃해 진다. 창비에서 가제본으로 나온 속지 마! 왕재미는 지구 온난화라는 조금은 따분할 수도 있지만 꼭 알아야 되는 환경 이야기를 재미있는 만화와 함께 풀어내고 있는 과학 동화다. 아이들의 독서 습관을 강조하는 책에서 아이들의 독서 습관은 초등학생이 최고의 결정적 시기라고 했다. 단편부터 시작해서 150페이지 정도의 장편까지 읽는 습관이 루틴화 된다면 대입 논술에서 누구보다 먼저 준비하게 된다는..... 이 책은 딱 150페이지 분량의 동화다. 요즘같이 화려한 콘텐츠와 게임에 노출된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책 추천: 창작과 비평 봄(2024)/창비

2024 창작과 비평 '봄' 창작과 비평 봄호가 나왔다. 이번 책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방안에 앞서 체제변화에 대한 목소리와 한국의 글로벌 담론에 대한 추적, 혼종위기의 세계와 미국을 조명하는 세계사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특집이 다루어져서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 거시적이며 구조적으로 보면 국제 정치의 현실은 기후 위기와 함께 갑작스럽게 스며든 인공지능 등의 신흥 기술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기술의 관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목소리들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데 제대로 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의 인류사가 심히 걱정되는 1인으로 이번 창작과 비평호에서 다룬 특집에 매우 관심이 갔다. 또한 현 정권에 관한 비판과 우려와 극복의 문제를 다룬 ..

책 추천: 자사가 진학부장의 입시고민 처방전

자사고 진학부장의 입시고민 처방전 대학에서 사범대 학생들을 가르친다. 3월에 들어온 신입생들과 소통하면서 지방의 국립대도 교육학과는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졸업 후 대부분 임용 준비를 해서 학교 현장으로 갈 학생들이라 수업 중 가끔 교육부의 입시 제도에 대한 얘기를 해 준다. 고교학점제와 선택과목제에 대해서도 미리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다. 자사고 진학부장의 입시고민 처방전은 그런 차원에서 대입 전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현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사례들이 많이 녹아있어 오늘날 입시제도의 실과 허와 함께 교육자의 입장에서 교육 정책에 관한 고민을 하게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자율형사립고의 진학부장 선생님이다. 2022년..

책 추천: 서동시집/괴테/세계문학/고전문학/시

서동시집 괴테의 작품 중 거장의 경지에 이른 시기에 발표한 서동시집 총 12개의 시편으로 구성된 시집을 읽으며 문학과 사상적 측면에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문호의 멋진 언어들과 마주한다. 200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 때 괴테의 생가를 여러 번 방문했었다. 괴테의 생애와 작품에 있어 중요한 역사적 장소에서 나는 매번 그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에 빠져들곤 했다. 당시 그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빠져있던 터라 그의 흔적들을 따라가며 그의 작품에 심취해 나의 전공(음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서동시집이 탄생 하기 전 괴테는 독일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페르시아 시인 하피스의 작품을 읽었다. 그는 하피스의 작품에 매료되어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 페르시아적인 것과 독일적인 것을..

책 추천: 민시우 시집 '고마워'/제주 소년 민시우

민시우 동시집 '고마워' 비가 온다. 한 방울, 두 방울, 뺨을 스치듯 흔적 없이 내리던 비가 고속도로 위로 차를 올렸을 무렵에는 억수같이 쏟아진다. 먼 길을 달려 낯선 곳에서 몇 마디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다시 나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날 학원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재잘거림이 빗소리에 묻혀 아득해지는 시간 창가 의자에 앉아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가 쓴 동시집을 펼쳤다. 제주 소년 민시우의 두 번째 동시집 '고마워' 초등학생 남자 아이의 감성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폐암으로 엄마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소년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한 권의 동시집에 담았다. 꼬마 시인은 현재 제주도에서 영화감독인 아빠와 함께 지내고 있다. 이 시집은 천국에 있는 엄마에게 보내는 시우의 그리움이 담겨있다. 엄마가 꼭 다시..

책 추천: 1등의 공부법(학원, 과외 없이 서울대에 합격한 노하우)

1등의 공부법 젊은 작가가 펴 낸 책인데 참 대단하고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원, 과외 없이 자기 주도학습으로 서울대에 합격해 그간 공부해 온 여정과 자신이 적용했던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내었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공부법에 대한 노하우가 담겨 있어서는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공부 습관을 통해 이루어낸 일들은 누구나 다양한 습관과 생각과 루틴만 바꾸어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명문대 진학이 목표가 아닌 학습을 통해 성장하고 본인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성과과 시험과 대학이 도구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조언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학을 졸업하는 년도에 출간되었다. 대학시절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전공 외에 진로교육과 직업교육을 다루는 복수전..

책 추천: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갓민애 교수의 국어 달인 특강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학생들과 독서 캠프나 책 읽기를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팁을 얻고자 글쓰기, 북 토크 관련 책을 도서관에서 자주 빌려서 읽는 편이다. 이번에 김영사에서 서울대 글쓰기 담당교수 나민애 교수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내심 기다리고 있던 참이다. 책이 택배로 오는 날은 온통 기다려진다. 퇴근 후 집 앞에 괴테의 서동시집과 나민애 교수의 책이 한꺼번에 도착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주는 5시간 짜리 대학원 강의 준비가 잡혀 있어 살짝 바쁘다. 게다가 작년에 계약한 온라인 줌 강의도 며칠 앞으로 다가와서 심적으로 부담감이 쌓여있는 상태다. 사실 나는 이럴 때 책을 잠시라도 잡는다. 열심히 일해야 하는 나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다. 잠시 읽다가 일해야지 하는 것이 늦은 심야를 넘어 눈 뜨자..

책 추천: 근본파와 현실파 넘어서기/ 새로운 녹색 운동을 위하여

근본파와 현실파 넘어서기 철학책 쯤이야 하고 읽다가 집중과 몰입을 위해 노력이 필요했던 책이다. 결과적으로 많이 어려운 책이었다. 책을 쓰는 동안 저자 중 한 명인 신승철 작가는 고인이 되었다. 녹색운동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담긴 책이라 책을 다 읽고 생전에 저자가 운영했다는 서울 문례동 예술촌 철학공방 '별난'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철학공방 '별난'과 관련된 글들이 많이 보인다. 저자는 생전에 생태철학자였다. 공방을 운영하며 공동체 운동과 사회적 경제, 생태철학 분야 공부를 하시고 많은 활동을 하셨다. 이 책은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의 생태철학에 근거에서 다양한 시선으로 여러 요소를 담아내고 있다. 가타리가 제안하는 새로운 녹색 운동에 기반하여 자연의 개념화 문제와 자연과 인간과의 윤리, ..

책 추천: 아무거나 문방구

아무거나 문방구 유년시절을 돌아보니 난 참 유달리 책을 좋아했다. 책을 잡으면 밤을 새워서 책을 읽고 부모님이 심부름을 시킬까 봐서 몰래 어두컴컴한 쌀통이나 다락방에 숨어서 꼼짝 않고 책을 읽었다. 쌀통에서 하얀 쌀 가루를 뒤집어쓰고 나오는 나를 보고 할머니는 매번 야단을 치셨다.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하냐" 고인이 되신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그때 우리들은 책 한 권을 반 친구들이 다 돌아가며 읽었다. 당시 버넷의 '장편소설 소공녀'에 등장하는 사라는 나의 롤모델이었다. 생일날 선물 받은 소공녀 책 표지가 떨어져 나갈 때 까지 읽었는데, 매번 읽을 때 마다 주인공 사라가 불쌍해서 울었고, 민친교장이 미워서 혼자서 온갖 욕을 다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요즘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