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7

책 추천: 마주/최은미 장편소설/창비

마주~ 최은미 작가의 장편 소설 #마주 한여름의 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저녁 퇴근 후 무심코 잡았던 책인데 밤을 꼬박 새게 한다. 이야기의 전개가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내용으로 연결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 묘사가 현실과 너무 흡사하다. 잠시 잊고 있었던 2020년 여름과 겨울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그렇게 바꿀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 그때의 순간들이 다시금 이야기를 통해 소환되는 느낌이다. 책 속에서 수미는 코로나 확진자가 되어 두 달 동안 세상과 격리가 된다. 주인공 나리의 기억 속에 있는 시큼한 냄새의 정체는 어린 시절 살았던 충청남도 여안의 이웃집 만조 아줌마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묻어 나온다. 비탈길에 일구어진 사과밭과 결핵 환자들의 집단 마을 딴산 그리고..

책 추천: 별의 시간/클라리시 리스펙토르/소설책 추천

별의 시간~ 이런 비참한 아니 슬픔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가슴이 아프다. 물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만든 픽션이다. 책을 읽고 내 생에서 결코 '소설' 이란 장르는 쓰지 못 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릭스펙토르가 소설에서 구현해낸 주인공 '마카베아'는 내가 여지껏 한 번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여성의 삶이다. 작가가 구현해낸 이 비련의 여주인공은 리스펙토르에 대한 존경으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참 멋있어 보였는데 그 창작의 고통을 통해 만들어진 한 인물이 독자에게 이렇게 가슴을 때라는 무언가? 란 사실에 이른 새벽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그 울림으로 인해 막막한 시간을 보냈다. 책의 저자 클라라시 리스펙토르는 우크라이나 출신 여류 작가다. 내전을 피해 브라질로 삶의 거쳐를 옮..

책 추천: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세계문학

오만과 편견 2022년 크리스마스~ 이 한 권의 책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는 것은 크리스마스 이브 날 저녁 밤 잠을 설치며 산타의 선물을 기다리던 유년의 어느 날 만큼이나 나에겐 값진 시간이었다. 10월 말에 을유문화사로 부터 이 책을 선물 받고 한참이나 내 작업실 책상 위 한 켠을 차지하며 그 존재만으로 바쁜 나의 일상에 위안이 되어준 책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편견 은 소설의 배경인 영국의 '채츠워스 하우스'를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이 책을 처음 접한 나의 30대 시절을 행복하게 했다. 그동안 미국 드라마로 영화로 또 여러 버전의 책으로 이 책과 함께 했지만 이번 을유의 번역본은 최상이다. 몇 년에 한 번씩 오만과 편견을 읽을 때 마다 감동은 갈수록 배가 된다. 책의 주인공인 다아시의 오만과 ..

책 추천: 어머니/막심 고리키/을유문화사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효시이자 당대 여성주의 소설의 최고 작품인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를 읽었다. 이 작품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막심 고리키의 범접할 수 없는 필력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을유문화사의 선물로 받게 된 을유세계문학전집 '어머니' 1927년 스탈린의 시대가 열리면서 러시아의 붕괴와 함께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탄생하였다. 이 소설은 이 보다 훨씬 전인 1906년에 집필을 시작하여 1907년에 세상 밖으로 나온 작품이다. 1905년 1월 22일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시작된 러시아 농민들의 혁명을 목격한 고리키는 이 작품 집필을 시작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문화 예술이 소수의 엘리트 계층이 아닌 인민 대중의 것이어야 하며 인민 대중에게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

책 추천: 코펜하겐 삼부작 2 청춘/토베 디틀레우센

디틀레우센의 세계에 몰입~ 코펜하겐 삼부작 중 1편 '어린시절'을 읽고 디틀레우센의 문학에 완전 빠져버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2편 '청춘'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그녀의 일생을 다룬 자전적 이야기인데 책을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다. 그녀만의 독특한 문장 연결과 필력은 독자를 완전 몰입의 세계를 통해 침잠의 경험에 이르게 한다. 2편 #청춘 은 그녀가 그토록 갈구하던 시인의 길로 접어드는 과정을 상세하면서도 문학적인 전개로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돌진해 나가는 삶이 존재한다는 것이 감동적일 따름이다. 어린 시절부터 꿈 꾸어 오던 '시'에 대한 열망이 드디어 열매를 맺게 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정부와 사무 비서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그녀는 문학에 대한 꿈..

책 추천: 당신의 인생을 응원합니다/통영신문

당신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이 책은 현재 통영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 다섯 분의 인생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의 통영신문에서 발간한 책으로 책의 출판기념회때 나도 참석을 했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나오는 몇 몇 분들은 내가 평소 알고 있었던 분들이라 책을 읽다가 그 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딱아내기도 했다. 책 속에서 마주하는 우리의 부모님 세대의 시대상은 내가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우리 주변에서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계시는 분들이지만 그들의 치열했던 젊은 날의 기록은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길때 마다 가슴이 아려오게 한다. 이 분들의 기록은 본인이 직접 쓴 글도 있고, 인터뷰를 통해 현직 작가분들이 쓴 글도 있고, 아들이 아버지의 인생을 직..

좋은 시 추천: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이종민 시집

아름다운 시 한 편 속에는 여러가지 사고가 있다. 나는 그냥 그 시를 읽는 그 순간의 내 감정을 존중한다. 애써 시의 골짜기를 타고 오르며 그 오묘한 속내를 들여다 보고 싶지 않은 까닭은 '시' 라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의 소박한 마음을 다치고 싶지 않다는 변명으로 마무리 하고 싶다. "시가 모여 집을 이룬 이곳에서 시간은 반드시 순행하지 않고 기억은 조각나고, 언어는 일그러지거나 해체되어 재조립되기 일쑤다." 최현우씨의 논평이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은 한 편의 '시'는 시인이 그려내는 개별적인 우주고 그 언어들은 시인이 정해둔 하나의 질서를 따라 빛과 어둠으로 교차되거나 혼합되어 독자들에게 각각의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완성된다. "마침내 세계라고 적힌 통을 들었다 유난히 반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