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문방구 유년시절을 돌아보니 난 참 유달리 책을 좋아했다. 책을 잡으면 밤을 새워서 책을 읽고 부모님이 심부름을 시킬까 봐서 몰래 어두컴컴한 쌀통이나 다락방에 숨어서 꼼짝 않고 책을 읽었다. 쌀통에서 하얀 쌀 가루를 뒤집어쓰고 나오는 나를 보고 할머니는 매번 야단을 치셨다.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하냐" 고인이 되신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그때 우리들은 책 한 권을 반 친구들이 다 돌아가며 읽었다. 당시 버넷의 '장편소설 소공녀'에 등장하는 사라는 나의 롤모델이었다. 생일날 선물 받은 소공녀 책 표지가 떨어져 나갈 때 까지 읽었는데, 매번 읽을 때 마다 주인공 사라가 불쌍해서 울었고, 민친교장이 미워서 혼자서 온갖 욕을 다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요즘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