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40

책 추천: 프랭크 게리, 건축을 넘어서/폴 골드버거/전기문

프랭크 게리, 건축을 넘어서~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800페이지 넘는 책 분량에 놀랐다. 물론 2년 전에 을유문화사의 #니진스키(1,128페이지)는 이 책 보다 150페이지 가량이 더 많았던 책이었는데 기억으로는 아마 하루에 80~100페이지 씩 읽을 계획을 세웠는데 일주일 만에 읽었던 것 같다. 나는 책에 빠지면 꼼짝 않고 자리에 앉아 6시간 이상 읽을 때도 있다. 그래서 200 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의 책은 한 자리에서 쉽게 읽어 버린다. 물론 책이 재미있고 몰입을 느낄 때의 기준이다. 프랭크 게리는 박사 과정 때 잠시 들었던 미술관학 수업에서 그의 멋진 건축물과 만나면서 부터다. 스페인에 가우디가 있다면 미국에는 프랭크 게리가 있다. 물론 그의 출신지는 캐나다이지만! 그는 캐나다 출신의 미국 건..

시집 추천:바람에게도 고맙다/김재진 시인

바람에게도 고맙다~ 문학의 장르 중에서 #시 의 세계는 나 같은 범인이 근접할 수 없는 난해함의 저장소라고 늘 단정 짓고는 했다. 시적 언어 속에서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음미하다 보면 언제나 결승점에 도달하기 전에 포기하고 마는 마라톤 선수를 상기하게 된다. 시의 언어는 왜 이렇게 어렵지? 꼭 이렇게 난해한 언어로 독자들의 사고를 자극해야 시는 완성이 될까? #바람에게도고맙다 나 같은 독자에게 이런 고마운 시집이 있을까! 읽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단어, 아름다운 문장 읽는 순간 세상의 아름다운 감정이 나의 내면을 자극한다. 시의 언어가 꼭 어려워야 사람을 감동 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김재진 시인의 시집을 통해서 확인한다.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로도 고..

책 추천: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로레인 대스턴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수 세기 동안 철학자들은 자연에는 어떠한 가치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자연은 단순한 사실이며, 그 '사실'을 '당위' 로 바꾸려는 인간 행위의 강요나 투영을 받아들일 뿐이라고 본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스위스 알프스의 눈사태나 미국의 허리케인을 보도하는 신문은 '자연의 복수' 라는 표현을 머리 기사로 실었다. 자연은 인간 평등의 보증자로서 인간을 해방하기 위해, 인종주의의 근간으로서 인간을 노예화 하기 위해 ~ 그렇다면 왜 자연의 도덕적 공명은 완강하게 지속 되는가? 자연은 모든 것이 너무나도 교묘하게 고안돼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자연의 권위는 다양한 명분을 지지하는 데 동원되었고,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질서는 매우 많은 형태로 비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책 추천: 사라진 소녀들의 숲

사라진 소녀들의 숲~ 대학과 대학원 제자들의 종강 그리고 기말고사 문제 출제, 각 기관의 강의 마무리 등 한 해의 마지막을 분주히 마무리해야 될 시점에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장편 소설책 한 권을 잡게 되었다. 일에 파묻혀 살면서 나에게 주는 가장 큰 보상이 책 읽는 시간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일상의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내 주위의 모든 풍경이 정지된 느낌을 받는다. 일주일을 예정하고 잡은 책인데 4일 만에 완독 했다. 13세기 고려시대 말! 몽골의 지배를 받던 우리 민족은 말이나 모피 같은 물품과 함께 고려의 여인을 공물로 바쳐야 했다. 고려 귀족 가문이 몽골 지배층과의 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딸을 타국에 공녀로 보냈다. 공물로 여인을 바치는 악습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 와서 몽골이 멸망한 이후..

책 추천: 그림값의 비밀

그림 값의 비밀~ 고상하고 형이상학적인 #미술 을 가장 세속적인 #돈 으로 풀어낸 이야기? 양정무 교수님의 그림 값의 비밀이 새롭게 태어났다. 국내에서 미술사 관련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고 흥미롭고 유익하게 풀어내는 분이라 양정무 교수님의 신간이 나올 때 마다 빠지지 않고 보고 있는 독자 1인으로서 이번의 책도 역시나 !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교수님의 책을 여러 권 읽은 경험으로 이 책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아주 쉽게 이해하며 읽어나간다. 그동안 교수님께서 풀어내신 이야기들과 연결을 이루며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간 시간이다. 미술의 작품 값은 어떻게 결정될까? 작품의 제작 원가가 작품 값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하루 아침에 천정부지로 가격이 오르는 미술품에 특별한 비하인..

책 추천: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커튼콜은사양할게요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 아주 사소하고 소박한 꿈을 품는 것과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원대한 꿈을 가지는 것 중 뭐가 더 나은 걸까? 오를 수 없는 나무를 목 빠지게 올려다보며 비참해지는 것 보다는 사소한 꿈을 어렵게 나마 실현하고 만족하면서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훨씬 더 이로울지도 모른다. 스물 여섯 살의 조연희~ 학창시절 연극배우를 꿈 꾸었던 그녀는 연극과는 관계없는 '출판사' 라는 낯선 곳에 사회생활의 첫 발을 들여다 놓고 그 톱니바퀴 속에서 자기 일이 아닌 듯 불평 불만으로 가득한 나날을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적성에 맞지 않아 당장이라도 사표를 던지고 싶지만 다음달 결제할 카드 값과 매달 나가는 달세가 그녀를 계속 현재의 자리게 머물게 한다. 집에서..

책 추천: 격몽요결/ 율곡 이이/동양고전

#격몽요결 조선시대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 선생님이 집필한 정신 수양서로 오랜 고전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다. 격몽요결~ 그의 대표 저서 #성학집요 가 제왕의 학을 위하여 1575년에 저술한 정치서라면 격몽요결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한 후학 교육서라고 할 수 있겠다.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마음의 도를 향한 기초를 세우도록 돕고 있는 격몽요결은 4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유학 입문서로서 마음 수양의 대표적인 저서로 남아있다. 격몽요결은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게 마련이다." 로 시작하는 '입지장' 을 서두로 묵은 습관의 개혁에 대한 '혁구습장', 부모 섬김의 효도에 대한 '사친장' ,..

책 추천: 폭풍이 쫓아오는 밤

폭풍이 쫓아오는 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괴물이 폭풍이 몰아치는 밤 사람들을 공격한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 수상작인 #폭풍이쫓아오는밤 가제본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은 학생들과 독서캠프를 진행하면서 단골로 사용하는 책이다. 소설의 주제와 스토리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몰입하게 한다. 최정원 작가의 이번 책도 스토리 구성이 너무나 흥미진진하여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 까지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소설에는 '신이서' 와 '남수하' 라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 내면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서는 자신의 왼팔에 있는 흉측한 화상 자국을 볼 때마다 엄마를 떠올린다. 자신의 투정으로 사고가 나면서 엄마를 하늘 나라로 보냈다. 지금..

시집 추천: 엘뤼아르 시 선집 /초현실주의 시인

엘뤼아르 시 선집~ 이런 우연의 일치도 있나! 통영신문에 기고할 칼럼을 쓰고 있는 요즘 살바도르 달리 이야기 마지막 편인 달리와 갈라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내용 중에 갈라의 첫 번째 남편 폴 엘뤼아르의 이야기를 쓰고 그와 관계된 막스 에른스트의 이야기도 언급 중인데~ 을유문화사에서 책 선물을 보내주셔서 소포 꾸러미를 뜯어보니 갈라의 첫 번째 남편 엘뤼아르의 시 선집이다!! 세상에나! 이런 감동의 쓰나미라니~~~~ 파리 초현실주의 거장 엘뤼아르의 시를 이렇게 접해본다. 갈라와 엘뤼아르와 막스 에른스트 세사람의 3년간의 기이한 동거 이야기를 알고 있기에 엘뤼아르의 시 '막스 에른스트(1)'에서 "어느 모퉁이에서 민첩한 근친상간이 작은 치마를 두른 처녀성 주위를 맴돈다" 라는 수수께끼 같은 첫 ..

책 추천: 세상의 당신들

세상의 당신들~ 아침 저녁 쌀쌀한 기온이 늦가을의 풍경을 온 몸의 온도로 느끼게 하는 날들이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6월에 보낸 쪽지를 9월에 확인하고 답장을 보냈는데도 감사하게도 작가님께서 책을 보내주셨다. 시인을 꿈 꾸시던 작가님의 에세이라 문장 한 올 한 올이 너무나 시적이다. 작가님의 삶의 모든 시간들이 한 권의 수필에 녹아들어가 있는 느낌이라 한 번도 뵙지 않은 미지의 작가님에 대한 상상이 바로 눈 앞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삶의 모든 고비를 관통하며 그려내는 책 속의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요즘 같이 하루 두 건의 외부 강의로 저녁이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고군분투의 시간속에 독서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