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88

책 추천: 이종우의 넥스트 스텝 2023-2025

이종우의 넥스트 스텝 2023-2025 주식에 관심이 없으면 조금은 따분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던 책인데 우리나라 경제 전반과 외국 기업들에 대한 분석과 동향을 알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식은 나에게 머나먼 세계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가끔 주위에서 이런 종목이 대세인데 한 번 관심을 가져 보라고 할 때도 건성으로 흘려보냈다. 2021년 12월 무엇에 홀렸는지 제법 큰 액수의 돈을 코인에 투자했다. 한창 코인이 정점을 찍을 때였는데 개미투자자는 역시나 이런 함정에 빠져든다. 투자하고 3개월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설마? 했던 전쟁의 악재가 작용했다. 내가 투자한 코인은 90% 손실금을 가져오고 그러는 사이 어떤 종목은 상장폐지까지 되었다. 삶에서 모든..

책 추천: 헤드라이너/임국영소설집/창비

#헤드라이너 20일이 넘는 미국 여행에서 돌아와서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었는데 아파트 문 앞에서 며칠 동안 나를 기다려준 책~ 처음 이 책 서평을 신청했을 때 젊은 뮤지션들의 고군분투기라고 생각했다. 신인작가라고 하기엔 글이 너무 좋다. 글쓰기를 잘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독서의 힘 때문에 글의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책을 읽을때는 고민이 앞선다. 내가 시간을 들여 이 책을 다 읽어야 하나? 독서에 편식이 없다고 늘 자부하지만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책은 책을 읽는 몰입감을 상실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임국영 작가의 소설 #헤드라이너 는 이틀만에 완독해 버린 책이다. 총 8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진 단편집이지만 이야기들이 다 연결되고 있다. 솔직히 첫 번째 이야기 '볼셰비키가 왔다..

책 추천: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이길보라/창비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청각 장애인 부모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던 이길보라 영화감독의 책이다. 책을 읽고 싶어서 미국 여행 중에 출판사 서평에 신청을 했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서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움과 용기의 차이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누군가의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농인(청각장애인)의 부모를 둔 가정(코다)에서 자란 이길보라 감독은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8개월 동안 인도 등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

책 추천: 프랭크 게리, 건축을 넘어서/폴 골드버거/전기문

프랭크 게리, 건축을 넘어서~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800페이지 넘는 책 분량에 놀랐다. 물론 2년 전에 을유문화사의 #니진스키(1,128페이지)는 이 책 보다 150페이지 가량이 더 많았던 책이었는데 기억으로는 아마 하루에 80~100페이지 씩 읽을 계획을 세웠는데 일주일 만에 읽었던 것 같다. 나는 책에 빠지면 꼼짝 않고 자리에 앉아 6시간 이상 읽을 때도 있다. 그래서 200 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의 책은 한 자리에서 쉽게 읽어 버린다. 물론 책이 재미있고 몰입을 느낄 때의 기준이다. 프랭크 게리는 박사 과정 때 잠시 들었던 미술관학 수업에서 그의 멋진 건축물과 만나면서 부터다. 스페인에 가우디가 있다면 미국에는 프랭크 게리가 있다. 물론 그의 출신지는 캐나다이지만! 그는 캐나다 출신의 미국 건..

시집 추천:바람에게도 고맙다/김재진 시인

바람에게도 고맙다~ 문학의 장르 중에서 #시 의 세계는 나 같은 범인이 근접할 수 없는 난해함의 저장소라고 늘 단정 짓고는 했다. 시적 언어 속에서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음미하다 보면 언제나 결승점에 도달하기 전에 포기하고 마는 마라톤 선수를 상기하게 된다. 시의 언어는 왜 이렇게 어렵지? 꼭 이렇게 난해한 언어로 독자들의 사고를 자극해야 시는 완성이 될까? #바람에게도고맙다 나 같은 독자에게 이런 고마운 시집이 있을까! 읽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단어, 아름다운 문장 읽는 순간 세상의 아름다운 감정이 나의 내면을 자극한다. 시의 언어가 꼭 어려워야 사람을 감동 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김재진 시인의 시집을 통해서 확인한다.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로도 고..

책 추천: 어머니/막심 고리키/을유문화사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효시이자 당대 여성주의 소설의 최고 작품인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를 읽었다. 이 작품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막심 고리키의 범접할 수 없는 필력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을유문화사의 선물로 받게 된 을유세계문학전집 '어머니' 1927년 스탈린의 시대가 열리면서 러시아의 붕괴와 함께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탄생하였다. 이 소설은 이 보다 훨씬 전인 1906년에 집필을 시작하여 1907년에 세상 밖으로 나온 작품이다. 1905년 1월 22일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시작된 러시아 농민들의 혁명을 목격한 고리키는 이 작품 집필을 시작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문화 예술이 소수의 엘리트 계층이 아닌 인민 대중의 것이어야 하며 인민 대중에게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

책 추천: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로레인 대스턴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수 세기 동안 철학자들은 자연에는 어떠한 가치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자연은 단순한 사실이며, 그 '사실'을 '당위' 로 바꾸려는 인간 행위의 강요나 투영을 받아들일 뿐이라고 본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스위스 알프스의 눈사태나 미국의 허리케인을 보도하는 신문은 '자연의 복수' 라는 표현을 머리 기사로 실었다. 자연은 인간 평등의 보증자로서 인간을 해방하기 위해, 인종주의의 근간으로서 인간을 노예화 하기 위해 ~ 그렇다면 왜 자연의 도덕적 공명은 완강하게 지속 되는가? 자연은 모든 것이 너무나도 교묘하게 고안돼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자연의 권위는 다양한 명분을 지지하는 데 동원되었고,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질서는 매우 많은 형태로 비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책 추천: 사라진 소녀들의 숲

사라진 소녀들의 숲~ 대학과 대학원 제자들의 종강 그리고 기말고사 문제 출제, 각 기관의 강의 마무리 등 한 해의 마지막을 분주히 마무리해야 될 시점에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장편 소설책 한 권을 잡게 되었다. 일에 파묻혀 살면서 나에게 주는 가장 큰 보상이 책 읽는 시간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일상의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내 주위의 모든 풍경이 정지된 느낌을 받는다. 일주일을 예정하고 잡은 책인데 4일 만에 완독 했다. 13세기 고려시대 말! 몽골의 지배를 받던 우리 민족은 말이나 모피 같은 물품과 함께 고려의 여인을 공물로 바쳐야 했다. 고려 귀족 가문이 몽골 지배층과의 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딸을 타국에 공녀로 보냈다. 공물로 여인을 바치는 악습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 와서 몽골이 멸망한 이후..

책 추천: 그림값의 비밀

그림 값의 비밀~ 고상하고 형이상학적인 #미술 을 가장 세속적인 #돈 으로 풀어낸 이야기? 양정무 교수님의 그림 값의 비밀이 새롭게 태어났다. 국내에서 미술사 관련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고 흥미롭고 유익하게 풀어내는 분이라 양정무 교수님의 신간이 나올 때 마다 빠지지 않고 보고 있는 독자 1인으로서 이번의 책도 역시나 !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교수님의 책을 여러 권 읽은 경험으로 이 책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아주 쉽게 이해하며 읽어나간다. 그동안 교수님께서 풀어내신 이야기들과 연결을 이루며 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간 시간이다. 미술의 작품 값은 어떻게 결정될까? 작품의 제작 원가가 작품 값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하루 아침에 천정부지로 가격이 오르는 미술품에 특별한 비하인..

책 추천: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커튼콜은사양할게요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 아주 사소하고 소박한 꿈을 품는 것과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원대한 꿈을 가지는 것 중 뭐가 더 나은 걸까? 오를 수 없는 나무를 목 빠지게 올려다보며 비참해지는 것 보다는 사소한 꿈을 어렵게 나마 실현하고 만족하면서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훨씬 더 이로울지도 모른다. 스물 여섯 살의 조연희~ 학창시절 연극배우를 꿈 꾸었던 그녀는 연극과는 관계없는 '출판사' 라는 낯선 곳에 사회생활의 첫 발을 들여다 놓고 그 톱니바퀴 속에서 자기 일이 아닌 듯 불평 불만으로 가득한 나날을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적성에 맞지 않아 당장이라도 사표를 던지고 싶지만 다음달 결제할 카드 값과 매달 나가는 달세가 그녀를 계속 현재의 자리게 머물게 한다.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