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88

책 추천: 크리스마스 타일/김금희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크리스마스 타일처럼 이어 붙인 일곱편의 이야기~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연대를 이루며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연작소설의 묘미에 풍덩 빠져서 허우적거렸던 아름다운 날들~ 작가는 세상의 모든 사물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둔다. 책의 맨 마지막장에 작가가 소설의 모티브를 얻었던 사건이나 글들을 남겨두었다. 아~~~~~ 작가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구나~ 매사의 모든 것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 그 섬세한 감각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로 스며드는구나~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고 다시 현직에 복귀한 방송국 은하작가! 이야기의 소재가 방송국과 관련이 있으려나~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두 번째 이야기 '데이, 이브닝, 나이트' 에서의 혼란스러움 속에! 솔직히 강의..

책 추천: 격몽요결/ 율곡 이이/동양고전

#격몽요결 조선시대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 선생님이 집필한 정신 수양서로 오랜 고전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다. 격몽요결~ 그의 대표 저서 #성학집요 가 제왕의 학을 위하여 1575년에 저술한 정치서라면 격몽요결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한 후학 교육서라고 할 수 있겠다.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마음의 도를 향한 기초를 세우도록 돕고 있는 격몽요결은 4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유학 입문서로서 마음 수양의 대표적인 저서로 남아있다. 격몽요결은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게 마련이다." 로 시작하는 '입지장' 을 서두로 묵은 습관의 개혁에 대한 '혁구습장', 부모 섬김의 효도에 대한 '사친장' ,..

책 추천: 폭풍이 쫓아오는 밤

폭풍이 쫓아오는 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괴물이 폭풍이 몰아치는 밤 사람들을 공격한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 수상작인 #폭풍이쫓아오는밤 가제본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은 학생들과 독서캠프를 진행하면서 단골로 사용하는 책이다. 소설의 주제와 스토리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몰입하게 한다. 최정원 작가의 이번 책도 스토리 구성이 너무나 흥미진진하여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 까지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소설에는 '신이서' 와 '남수하' 라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 내면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서는 자신의 왼팔에 있는 흉측한 화상 자국을 볼 때마다 엄마를 떠올린다. 자신의 투정으로 사고가 나면서 엄마를 하늘 나라로 보냈다. 지금..

책 추천: 수학의 기쁨 혹은 가능성

수학의 기쁨 혹은 가능성~ 수학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인생' 이라고 답해드립니다. 나는 사실 책 편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어려운 철학서이던 난해한 과학책이던지 일상의 바쁨에 대한 유일한 탈출구로 책을 읽는 그 순간 만큼은 몰입속에 침잠하여 책과의 대화에 빠진다. #수학의기쁨혹은가능성 책 머리에서 저자가 밝힌 제 1장의 난해함에 대한 변론에 부담 없이 접근 했는데 수학자가 풀어놓은 수학에 대한 에피소드는 보편적인 나 같은 사람에겐 꽤나 인내가 필요했던 챕터였다. 수학자인 저자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수식들을 정리한? 그러니!! 전문적인 접근이다. 책을 읽고 있으니 어떠한 문제에 대해 일상의 보편적인 개념들 보다 딱 ! 떨어지는 답이 나오는 학문인 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일상이 궁금해진다. 어려운 공식..

시집 추천: 엘뤼아르 시 선집 /초현실주의 시인

엘뤼아르 시 선집~ 이런 우연의 일치도 있나! 통영신문에 기고할 칼럼을 쓰고 있는 요즘 살바도르 달리 이야기 마지막 편인 달리와 갈라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내용 중에 갈라의 첫 번째 남편 폴 엘뤼아르의 이야기를 쓰고 그와 관계된 막스 에른스트의 이야기도 언급 중인데~ 을유문화사에서 책 선물을 보내주셔서 소포 꾸러미를 뜯어보니 갈라의 첫 번째 남편 엘뤼아르의 시 선집이다!! 세상에나! 이런 감동의 쓰나미라니~~~~ 파리 초현실주의 거장 엘뤼아르의 시를 이렇게 접해본다. 갈라와 엘뤼아르와 막스 에른스트 세사람의 3년간의 기이한 동거 이야기를 알고 있기에 엘뤼아르의 시 '막스 에른스트(1)'에서 "어느 모퉁이에서 민첩한 근친상간이 작은 치마를 두른 처녀성 주위를 맴돈다" 라는 수수께끼 같은 첫 ..

책 추천: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었다........."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10월과 11월 지자체와 외부 기관의 밀린 강의 일정으로 하루에 세 건의 외부 강의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 동안 섬학교로 배를 타고 가는 공간에서 새치머리를 염색하는 미용실의 한 모퉁이에서 가을의 하늘을 조금이라도 들여놓기 위해 활짝 열어놓은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책상 앞에서 그렇게 이 책과 함께 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일기를 읽는 느낌이라 작가에 대한 상상과 그녀의 일상을 살짝 엿보는 기분으로 나의 일상을 대입시키며 읽어 나간 시간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애완..

책 추천 : 감정 연습을 시작합니다

감정 연습을 시작합니다. 대학에서 교육학개론을 학생들에게 강의하면서 교육학 관련 과목을 수업하고 있는 요즘~ 특히 교육심리학에 대한 이해로 몇 주의 시간을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는 날들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퇴근 후 책을 잡았는데 요즘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는 아동과 학생들의 심리적 측면의 내용이 이 책에 이입이 된다. 감정 연습이라! 청소년의 심리와 자기돌봄에 대한 온화한 이야기다. 저자가 의학 전문 분야 학자라 오랜 내담자와의 경험을 통해 과학적인 데이터가 밑받침되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가자 책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개념은 학자와 이론가들의 논의만으로 구체화 될 수 없고 임상실험 등의 경험에 의한 연구 결과가 있어야 개념이 대중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정신건강의학 분야 저자의 ..

책 추천: 세상의 당신들

세상의 당신들~ 아침 저녁 쌀쌀한 기온이 늦가을의 풍경을 온 몸의 온도로 느끼게 하는 날들이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6월에 보낸 쪽지를 9월에 확인하고 답장을 보냈는데도 감사하게도 작가님께서 책을 보내주셨다. 시인을 꿈 꾸시던 작가님의 에세이라 문장 한 올 한 올이 너무나 시적이다. 작가님의 삶의 모든 시간들이 한 권의 수필에 녹아들어가 있는 느낌이라 한 번도 뵙지 않은 미지의 작가님에 대한 상상이 바로 눈 앞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삶의 모든 고비를 관통하며 그려내는 책 속의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요즘 같이 하루 두 건의 외부 강의로 저녁이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고군분투의 시간속에 독서의 ..

책 추천: 사물의 소멸/한병철/김영사

사물의 소멸~ 또 한권의 철학서와 만났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사물의소멸 몇 해전 그의 책 '폭력의 위상학'을 읽고 단번에 그의 세계에 매료되었다. 폭력에 대한 개념을 이렇게 확장해서 설명할 수 있는 철학자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다음해 그의 또 다른 책 '땅의 예찬' 을 읽으면서 그의 사고에 대한 덕후가 되었다. 이번에는 '사물의 소멸' 이다. 앞의 책들 보다 더 난해하고 만만치 않은 책이었지만 어제부터 이 책을 잡은 이후 늦은 심야! 급기야 오늘의 새벽과 오전을 몽땅 이 책에 할애한다. 그의 심오한 사고의 세계에 문학적 필력이 더해져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엄청난 세계를 나에게 보여준다. 오전의 일정으로 잡혀 있던 강의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난 후 나의 시간이 필요한 시점에 이 위대한 한 권의 책과..

책 추천: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화폐' 라는 개념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그 필요성은 무엇이었을까? 은행은 어디서 처음 시작되었을까? 이러한 물음에 고민하신다면 단연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이코노미스트가 풀어내는 책은 조금 이론적이고 따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완전 몰입해서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국내 최고의 이코노미스트의 강연을 들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각 챕터 별로 간단하게 요약해서 역사와 사례를 녹여낸 책이라 너무나 쉽게 경제 관념에 접근하게 해준다. 저자의 머리말처럼 '책' 이라는 좋은 수단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금융시장의 핵심적인 작동 원리와 주기적인 가격 급등락의 요인을 이해할 수 있다는 신념을 준다. 문자와 국가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 선조는 활발하게 무역을 했다. 당시의 무역의 매개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