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37

책 추천: 크리스마스 타일/김금희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크리스마스 타일처럼 이어 붙인 일곱편의 이야기~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연대를 이루며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연작소설의 묘미에 풍덩 빠져서 허우적거렸던 아름다운 날들~ 작가는 세상의 모든 사물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둔다. 책의 맨 마지막장에 작가가 소설의 모티브를 얻었던 사건이나 글들을 남겨두었다. 아~~~~~ 작가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구나~ 매사의 모든 것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 그 섬세한 감각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로 스며드는구나~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고 다시 현직에 복귀한 방송국 은하작가! 이야기의 소재가 방송국과 관련이 있으려나~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두 번째 이야기 '데이, 이브닝, 나이트' 에서의 혼란스러움 속에! 솔직히 강의..

책 추천: 코펜하겐 삼부작 2 청춘/토베 디틀레우센

디틀레우센의 세계에 몰입~ 코펜하겐 삼부작 중 1편 '어린시절'을 읽고 디틀레우센의 문학에 완전 빠져버렸다. 드디어 기다리던 2편 '청춘'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그녀의 일생을 다룬 자전적 이야기인데 책을 손에 잡으면 놓을 수가 없다. 그녀만의 독특한 문장 연결과 필력은 독자를 완전 몰입의 세계를 통해 침잠의 경험에 이르게 한다. 2편 #청춘 은 그녀가 그토록 갈구하던 시인의 길로 접어드는 과정을 상세하면서도 문학적인 전개로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이렇게 돌진해 나가는 삶이 존재한다는 것이 감동적일 따름이다. 어린 시절부터 꿈 꾸어 오던 '시'에 대한 열망이 드디어 열매를 맺게 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정부와 사무 비서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그녀는 문학에 대한 꿈..

책 추천: 그래서 이스탄불/이재천/바른북스

그래서 이스탄불~ 이스탄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 권의 책과 함께 한 일주일이었다. 2019년 나는 이희수 교수님의 책 '터키 박물관 산책'을 읽고 바로 이스탄불행 항공권을 끊었다. 아들과 함께 더운 여름날 떠났던 이스탄불 여행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일상의 많은 것을 바꾸면서 하늘 길도 막혀 버렸다, 이스탄불 여행이 너무 좋아 2020년 2월 계획했던 모스크바와 노르웨이 여행은 타의에 의해 차단되고 우리의 항공권은 현재까지도 바우처로 남아서 사용 기한인 2023년 2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 이스탄불~ 나에게 이스탄불은 그 이름만으로도 찬란한 곳이다. 사막의 나라 두바이에서 2박을 보내고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이스탄불 최고의 번화가 이스티클랄의 언덕길을 올라가는 순간 보았던..

책 추천: 호텔 해운대/오선영소설집/창비

호텔 해운대~ 유난히 냉방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여름날들이다. 머리를 찌를 것 같은 두통에 CT사진을 찍어보고 더위에 허우적거리는 나날의 연속에 그나마 나를 견디게 했던 한 권의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창비에서 책을 한 권 선물로 보내주셨다. #오선영 작가님의 단편 소설집인데 총 7편의 소설 모두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운 여름날 내 두통을 잠시 잊게 만드는 뭉클한 감성을 일렁이게 한다. 허구의 세계라고 하기엔 읽고 난 후 누군가의 이야기일까? 궁금해 지는 현실의 그저 평범한 일상들인데 한 편 두 편 읽을 때 마다 마음 속에 감정의 찌꺼기들이 쌓인다. 나의 젊은 날의 한 시절 같은 이야기도 있고~ 그렇게 어려운 시절들을 건너왔나? 하는 감상에 젖어보기도 하며 이틀 내 손안에 들어와 있던 책이..

책 추천: 공정 이후의 세계

공정 이후의 세계~ "이건 공정하지 않아!"라고 누군가가 외치면 다른 의제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우리 모두가 공정한가? 불공정한가?를 따지는 세상~ 이 책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지배적 가치로 부상한 '공정' 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 삶에서 우리 사회 구조에서 우리는 '공정'이란 개념과 자주 마주한다. 그러나 우리가 공정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개인적인 생각에서 그것을 공정이라고 밀어붙이고 선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발견하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에게 '앞지르기'를 권유하는 사회를 '가로지르기'로 맛서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사유의 도구들, 실천의 방법들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비록 작은 생각들이지..

책 추천: 닿고 싶다는 말/전새벽/에세이/수필

닿고 싶다는 말~ "내게는 잉여 시간이라는 게 별로 없다. 항상 뭔가에 쫓겨 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며칠째 이 책의 원고 마감에 쫓기고 있다......." 바쁜 일상에 쫓겨 겨우 얻은 휴가! 이번 휴가 기간에는 에어컨 빵빵한 카페에서 그 동안 밀린 독서를 해야지........ 하고 휴가 첫날 외출하면서 가방에 넣고 갔던 책~~~~ 눈부신 햇살과 속이 꽉 찬 솜사탕 같은 하얀 구름 그리고 눈을 돌리면 사방에서 바다 뷰가 시야에 들어오는 공간에서 이 책을 네 시간째 잡고 있다가 눈에 들어온 글귀~~ 잉여 시간!! 내게도 잉여 시간이라는 것이 있었나? 왜 이렇게 쫓기며 삶을 사는 걸까? 우리를 괴롭히는 걱정 중 대부분은 쓸데없는 것이란 걸 알면서도 나는 이 책의 작가처럼 매번 똑같은 실수를..

책 추천: ㅈㅈㅅㅎ/녹색연합

녹색연합 에세이 'ㅈㅈㅅㅎ: 조금 사소하고 쓸 데 많은 제주 산호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창작과 비평 8장 클러버 서평 활동을 통해 아주 특별한 책 한 권과 마주한 시간이다. 제주 산호에 대한 이야기다. ㅈㅈㅅㅎ? 초성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이 책은 한반도 기후 위기와 제주 해양 생태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을 신비한 ‘산호’의 세계로 안내한다. 한편으로는 사라져 가는 산호를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이고 환경 보호와 지구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따분한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화려한 산호 도감을 보며 그 아름다움에 홀릭 되는 순간과도 마주한다. 기회가 된다면 제주 산호의 아름다움을 관찰할 수 있는 바다 속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면서......... 제주 산호와 인연을..

에세이: 어떤 호소의 말들/최은숙/창비

어떤 호소의 말들~ "사건 너머에 존재하는 삶의 다양한 무늬, 그것을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인권이 마음이 아닐까" 이 책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으로 계신 최은숙 작가님이 2002년 부터 조사관으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연들을 기록한 책이다. 한여름의 더위가 습한 온도와 함께 일상의 피곤 지수를 두 배로 올려주는 나날 속에 잠시 손에 잡았던 책이다. 레슨 중간 잠시 펼친 한 챕터의 글이 나를 몰입시키게 하며 며칠 나의 마음에 감동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유의 시간을 가지게 한다. 책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난다. 책 속에서 함께 울고, 함께 억울해 하고 함께 안타까워하며 마지막 책 장을 덮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항상 여기 까지다. 나의 한계와 미 실천의 늪이 수렁 속으로 깊이..

책 추천: 튜브/손원평 장편소설/창비

작가 손원평의 소설이 독자들을 몰입 시키게 하는 이유를 확인하게 한 책! 100만 부 베스트셀러 '아몬드'에 이어 이 책 '튜브'도 벌써 베스트셀러를 예고한다. '죽으려고 해도 맘대로 놔두지 않는 게 인생이라면 삶은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 걸까?' 이 책은 주인공 김성곤 안드레아가 삶에 좌절하고 모든 걸 체념하고 한강에 뛰어들려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그의 자살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현 시점으로 부터 371일전 그러니깐 대략 2년 전 죽음을 선택하기 위해 한강이라는 똑같은 장소에 왔으나 물이 너무 차가워 죽음을 포기했었다. 그러나 이 책 속의 결말까지 그는 죽지 않는다. "실패로 점철된 인생에도 다시 떠오를 기회가 있을까?" 주인공 김성곤 안드레아는 중얼거린다. 이 책은 인생의 전환..

책 추천: 보이지 않는 도시/인문/인문학/임우진/을유문화사

보이지 않는 도시~ 현대 사회는 절대적인 우주보다 분열된 신념과 상충하는 이념들이 공존하는 사회다. 미국의 인문 지리 학자 이-푸 투안의 멋진 말을 상기하며 이 책을 열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서양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전이지만 이것은 아주 사소한 개인적인 이유에서 출발했다. 황금이 가득하다고 소문난 인도에 가고 싶었으나 유일한 길인 동쪽 항로를 오스만 제국이 점령한 상태라서 할 수 없이 황금을 향해 실낱 같은 희망으로 서쪽 바다로 떠났으며 그러다 우연히 미지의 땅에 도착했던 콜럼버스! 이 책은 도시와 건축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도시 속 우리가 흘려보냈던 여러가지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일상의 공간 속 이야기와 도시의 속성을 살펴보며 그 아래 어떤 모습이 숨겨져 있는지 찾아보는 시간은 콜럼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