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66

책 추천: 입속의 새/사만타 슈웨블린/라틴문학/단편소설

입속의 새 #사만타슈웨블린 며칠 사만타 슈웨블린의 책에 몰입 되어 그녀의 세계를 탐색 중이다. 오늘 완독한 2023년 신간 '입속의 새'는 스무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지금껏 읽었던 그녀의 소설 중에 압권이다. 내일부터 당장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이번 학기에 강의할 새로운 과목들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는 시점에서 기어코 휴일 날 이 책의 끝 장을 넘기고 만다. 아르헨티나 출신 이 여류 작가의 소설은 공포가 불쑥 불쑥 책 속에서 돌출되다 못해 기이하고 충격적이다. 이야기 속에서는 사물의 질서가 전복 되고, 한 번도 상상하고 들어보지 못한 새롭고 낯선 세계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 없고 무섭고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입속의 새' 에서는 산 채로..

책 추천: 피버 드림/사만타 슈웨블린/라틴문학

피버 드림~ 맙소사! 책의 중반을 넘기기까지 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이 낯설지 않은 문장과 스토리를~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결말이 도대체 어떻게 끝날까? 하는 조바심이 생기면서 글의 뒤 이야기가 내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간다. 이 익숙함이란 도대체 뭘까? sns의 내 서평을 검색하면서 2년 전 이 책을 가제본으로 읽었던 흔적을 찾아낸다. 당시의 내 서평의 일부분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허탈감~ 이 책 뭐야~~~~~ 혹시나 인터넷에 책의 줄거리가 있을까? 하고 급 검색을 해 보지만!!! 아직 오프라인에도 나오지 않은 가제본을 내가 읽지 않았던가!!! 이 책은 세 번은 읽어야 된다는 의미를 깨닫고는 망연자실!!! " 그때도 나는 이 책을 읽고 망연자실했던 모양이다. 도대체 결말이 뭐란 말인가?..

소설책 추천: 리틀 아이즈/사만타 슈웨블린/라틴문학

리틀 아이즈~ 가까운 미래의 어느 시점에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을 보고 기억하고 감시하는 펫과 같은 사물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이 이야기는 각기 다른 동물 모습을 한 반려 로봇 '켄투키'가 사용자들의 삶 깊숙이 파고들어 일상을 함께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기서 켄투키는 익명의 타인과 연결하고 접속해주는 매개적 존재다. 놀라운 것은 이 켄투키를 소유한 사용자와 켄투키가 되는 사람은 다른 존재라는 것이다. 켄투키 소유자는 상점에서 켄투키라는 인형 펫을 구매하고 켄투키가 되는 사람은 인형 대신 연결 암호 카드를 구입해서 자신의 컴퓨터나 태블릿에 설치한다. 그리고 인터넷 서버를 통해 전 세계에 분산 되어 있는 소유자와 켄투키가 된 자는 자동으로 연결된다. 그들의 관계는 서버에 의해 자..

카테고리 없음 2023.02.27

책 추천: 헤드라이너/임국영소설집/창비

#헤드라이너 20일이 넘는 미국 여행에서 돌아와서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보내주었는데 아파트 문 앞에서 며칠 동안 나를 기다려준 책~ 처음 이 책 서평을 신청했을 때 젊은 뮤지션들의 고군분투기라고 생각했다. 신인작가라고 하기엔 글이 너무 좋다. 글쓰기를 잘하지 못하지만 그동안 독서의 힘 때문에 글의 문장이 매끄럽지 못한 책을 읽을때는 고민이 앞선다. 내가 시간을 들여 이 책을 다 읽어야 하나? 독서에 편식이 없다고 늘 자부하지만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책은 책을 읽는 몰입감을 상실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임국영 작가의 소설 #헤드라이너 는 이틀만에 완독해 버린 책이다. 총 8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진 단편집이지만 이야기들이 다 연결되고 있다. 솔직히 첫 번째 이야기 '볼셰비키가 왔다..

책 추천: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이길보라/창비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청각 장애인 부모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던 이길보라 영화감독의 책이다. 책을 읽고 싶어서 미국 여행 중에 출판사 서평에 신청을 했었는데 여행에서 돌아와서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움과 용기의 차이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누군가의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농인(청각장애인)의 부모를 둔 가정(코다)에서 자란 이길보라 감독은 고등학교 1학년 재학 중 8개월 동안 인도 등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 밖 공동체에서 글쓰기, 여행, 영상 제작 등을 ..

책 추천: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커튼콜은사양할게요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 아주 사소하고 소박한 꿈을 품는 것과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원대한 꿈을 가지는 것 중 뭐가 더 나은 걸까? 오를 수 없는 나무를 목 빠지게 올려다보며 비참해지는 것 보다는 사소한 꿈을 어렵게 나마 실현하고 만족하면서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는 훨씬 더 이로울지도 모른다. 스물 여섯 살의 조연희~ 학창시절 연극배우를 꿈 꾸었던 그녀는 연극과는 관계없는 '출판사' 라는 낯선 곳에 사회생활의 첫 발을 들여다 놓고 그 톱니바퀴 속에서 자기 일이 아닌 듯 불평 불만으로 가득한 나날을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적성에 맞지 않아 당장이라도 사표를 던지고 싶지만 다음달 결제할 카드 값과 매달 나가는 달세가 그녀를 계속 현재의 자리게 머물게 한다. 집에서..

책 추천: 크리스마스 타일/김금희 연작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크리스마스 타일처럼 이어 붙인 일곱편의 이야기~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연대를 이루며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연작소설의 묘미에 풍덩 빠져서 허우적거렸던 아름다운 날들~ 작가는 세상의 모든 사물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둔다. 책의 맨 마지막장에 작가가 소설의 모티브를 얻었던 사건이나 글들을 남겨두었다. 아~~~~~ 작가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구나~ 매사의 모든 것을 허투루 대하지 않는 그 섬세한 감각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로 스며드는구나~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고 다시 현직에 복귀한 방송국 은하작가! 이야기의 소재가 방송국과 관련이 있으려나~ 첫 번째 이야기를 읽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두 번째 이야기 '데이, 이브닝, 나이트' 에서의 혼란스러움 속에! 솔직히 강의..

책 추천: 폭풍이 쫓아오는 밤

폭풍이 쫓아오는 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괴물이 폭풍이 몰아치는 밤 사람들을 공격한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 수상작인 #폭풍이쫓아오는밤 가제본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 창비의 영어덜트소설상은 학생들과 독서캠프를 진행하면서 단골로 사용하는 책이다. 소설의 주제와 스토리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몰입하게 한다. 최정원 작가의 이번 책도 스토리 구성이 너무나 흥미진진하여 책의 마지막장을 넘길 때 까지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 소설에는 '신이서' 와 '남수하' 라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 내면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서는 자신의 왼팔에 있는 흉측한 화상 자국을 볼 때마다 엄마를 떠올린다. 자신의 투정으로 사고가 나면서 엄마를 하늘 나라로 보냈다. 지금..

책 추천: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었다........."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를 읽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10월과 11월 지자체와 외부 기관의 밀린 강의 일정으로 하루에 세 건의 외부 강의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 동안 섬학교로 배를 타고 가는 공간에서 새치머리를 염색하는 미용실의 한 모퉁이에서 가을의 하늘을 조금이라도 들여놓기 위해 활짝 열어놓은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책상 앞에서 그렇게 이 책과 함께 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일기를 읽는 느낌이라 작가에 대한 상상과 그녀의 일상을 살짝 엿보는 기분으로 나의 일상을 대입시키며 읽어 나간 시간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애완..

책 추천: 이 와중에 스무 살

이 와중에 스무 살 스무 살~ 희망이 보이면서도 쉽게 발을 내디딜 수 없는 망설임이 그들을 고민 속으로 몰아넣는다. k톡 메신저가 몇 시간이나 오류가 나던 날 카페에서 수업 자료를 만들고 있었다. 점심시간 들린 카페 창을 통해 가을밤의 어둠이 유리창을 까맣게 물들이고 있었다. 수업 자료를 만들고 시간이 나면 읽어야지 했던 책이다. 책의 내용에 반전이 있거나 독자들을 훅 끌어당기는 특별한 사건이 전개되는 것도 아니지만 책을 손에서 놓지를 못했다. 이야기의 스토리가 극히 평범하면서도 독자로 하여금 책의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끌고 가는 몰입력이 있다. 조금만 더 읽고 집에 가서 읽어야지 하는 것이 카페 영업을 종료한다는 방송이 나올 때까지 책을 잡고 있다가 40분을 고속도로를 달려 집에 도착해서도 책 읽기를 멈..